대작 의혹을 받던 가수 겸 화가 조영남이 무죄를 확정 받았다. 연합뉴스 제공
대작 의혹을 받던 가수 겸 화가 조영남이 무죄를 확정 받았다.
대법원 1부는 25일 오전 사기 혐의로 기소된 조영남의 상고심에서 무죄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날 재판부는 "미술작품의 거래에서 기망 여부를 판단할 때 위작 여부나 저작권에 관한 다툼이 있지 않은 한, 사법 자제 원칙을 지켜야 한다"며 "미술 작품의 거래에서 그 작품이 친작인지 보조자를 사용해 제작됐는지 여부가 작품 구매자들에게 반드시 필요하거나 중요한 정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구매자들이 '조영남의 작품'으로 인정받고 유통되는 그림을 샀기 때문에 이번 사건이 '위작 시비'와는 무관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앞서 조영남은 2011년 9월부터 2015년 1월까지 화가 송 모씨등이 그린 그림에 가벼운 덧칠 작업만 한 작품 21점을 총 17명에게 팔아 1억 5천 300여 만 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에 1심 재판부는 조영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에서는 1심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화투를 소재로 한 조영남의 작품이 그의 고유 아이디어에서 출발했고, 조수작가는 기술 보조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이날 무죄 판결을 통해 5년 여의 법정 공방을 마무리 한 조영남은 "한국에도 현대미술이 살아있다는 걸 국민들에게 알린 것이다. 앞으로도 현대미술이 살아있을 거라는 걸 알려주는 좋은 계기가 된 것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또 그는 이날 무죄 판결을 받았을 당시의 심경에 대해 "그렇게 떨고 있지 않아서 '그렇게 됐구나'하고 덤덤했다. 처음부터 죄가 없다는 걸 알았다. 너무 강력하게 상대 쪽에서 죄가 있다고 하니까 어처구니가 없고 기가 막혔을 따름"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조영남은 다음 주 현대미술을 다룬 새 책을 출간할 예정이다. 제목은 '이 망할 놈의 현대미술- 현대미술에 관한 조영남의 자포자기 100문 100답'이다. 그는 "사람들이 미술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아주 쉽게 쓰게 된 것"이라며 "거기에 탄력을 받아서 시인 이상에 대한 책도 곧 낼 것"이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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