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는 中 투자 유치
?베트남은 남중국해 갈등
중국에 대한 인도차이나반도 국가들의 외교 기조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개발도상국 위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내륙 국가들은 중국발(發) 인프라 투자 유혹 앞에 친중 프레임을 강화ㆍ유지하기에 바쁘다. 반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등으로 갈등이 심화하고 있는 해안 국가들은 중국과의 거리가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
역내 친중 외교의 선봉에는 캄보디아가 서 있다. 캄보디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초기인 지난 2월 훈센 총리가 베이징을 직접 위문 방문했을 정도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유럽연합(EU) 등으로 향하던 의류 가공 수출이 사실상 막히면서 국가적 위기에 봉착한 뒤엔 친중 행보가 더욱 노골화하고 있다. 중국 역시 동남아 우군 확보 차원에서 캄보디아를 주요 거점국으로 삼고 있다. 실제 캄보디아는 최근 중국으로부터 700만달러(약 84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고, 중국 정부는 이에 더해 방역물품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라오스와 미얀마도 중국의 영향권을 벗어나지 못하는 형국이다. 국가 기간산업이 없는 라오스는 메콩강 상류의 풍부한 수자원을 개발해 인접국에 전기를 수출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고, 이 과정에서 가장 큰 규모의 투자는 중국을 통해 이뤄질 예정이다. 미얀마 역시 중국이 주도하는 양곤시 신개발 프로젝트 등 대형 인프라 사업을 매개로 중국과의 밀착을 강화하고 있다.
반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의 직접 당사자인 베트남과 필리핀은 중국에 대한 외교적 대응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올해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 의장국인 베트남은 26일 개최되는 아세안 화상 정상회의의에 남중국해 문제를 공식 의제로 상정하는 초강수를 뒀다. 필리핀도 최근 국방부 장관이 분쟁 지역인 티투섬을 직접 방문해 현장 상황을 챙기는 등 정면대응 기조다.
내륙국이면서도 중국과 긴장 관계를 이어가는 태국은 메콩강 상류에 중국이 건설한 11개 댐 문제로 반중 정서가 강하다. 중국은 부인하지만, 태국 현지에선 중국 댐들이 수문을 열지 않아 자국 쌀 생산에 막대한 차질이 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다만 태국 정부는 관광산업에 중국의 영향력이 막대한 만큼 직접적인 충돌은 피한 채 아세안 차원의 공조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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