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기회로”... ‘K-의료장비’ 영토 넓히는 종합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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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를 기회로”... ‘K-의료장비’ 영토 넓히는 종합상사

입력
2020.06.26 04:30
수정
2020.07.10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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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상사, 바이오세움과 협력
진단키트 해외수출에 박차
현대ㆍ포스코인터내셔널 등은
마스크ㆍ동물 질병백신 판로 개척

2일 오후 대전 유성구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바이오나노헬스가드연구단에서 연구원들이 코로나19 항체면역 진단키트를 시연하고 있다. 대전=뉴스1

"요즘 무역 좀 해봤다는 사람들은 전부 한국산 진단키트 수출에 매달려 있다고 보면 돼요. 대기업이든 1인 회사든 현지 네트워크만 있다면, 이 만큼 좋은 아이템이 없습니다. 수요가 공급보다 많은 '공급자 중심 시장'이 형성돼 계약금과 잔금을 따로 치르지 않고 거래대금을 전액 선불로 받는 시스템이라 위험부담이 거의 없으니까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수혜를 톡톡히 보는 듯 했다. 한국에 대한 달라진 위상은 무역업계에도 그대로 전이된 모습이었다. 최근 만난 한 업계 관계자가 전한 무역 전선의 분위기는 그랬다.

종합상사들이 코로나19에서 잉태된 'K-의료장비'와 함께 침체됐던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나섰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종합상사들은 진단키트를 비롯한 K-의료장비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보고, 관련 사업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LG상사, 바이오세움과 협력
진단키트 해외 수출에 박차
보호복ㆍ방역기기 등 사업도 확장
현대ㆍ포스코인터내셔널 등은
마스크ㆍ동물 질병 백신 판로 개척

바이오세움의 코로나19 진단키트 제품. LG상사 제공

가장 눈에 띄는 곳은 LG상사다. LG상사는 분자진단 전문기업인 바이오세움과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출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바이오세움은 24일 랩지노믹스, 에스엠엘제니트리와 함께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50분만에 확인할 수 있는 '응급용 유전자 진단시약'에 대한 긴급사용승인을 받았다. LG상사는 전 세계 50여개국의 사업 거점을 통해 바이오세움의 진단키트 수출국을 30개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LG상사 관계자는 "바이오세움뿐만 아니라 여러 진단키트 제조업체 제품을 동남아, 중남미 등 해외로 수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진단키트는 물론 헬스케어 시장 전반에서 적극적으로 사업 기회를 발굴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세부적으로 진단키트, 검체수송배지, RNA 추출ㆍ증폭기와 같은 코로나19 진단장비를 비롯해 마스크, 방호복, 방역기기, 음압설비 등 보건ㆍ의료장비 전체로 아이템을 확장시켰다. 

실제로 LG상사는 지난달 22일 한국의료기기공업협동조합, 이달 4일 한컴그룹과 연달아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수출 전담인력과 해외 네트워크가 부족한 국산 의료기기 제조기업의 해외 진출 시장을 선점하는 한편, 한컴그룹의 '한컴라이프케어'를 통해 헬스케어 분야의 시너지를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김성윤(오른쪽) 현대씨스퀘어 대표와 박종한 웰킵스 대표가 4일 서울 종로구 현대코퍼레이션그룹 사무실에서 업무제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코퍼레이션그룹 제공

현대종합상사가 속한 현대코퍼레이션그룹은  국내 마스크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웰킵스와 손잡고 K-의료장비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코퍼레이션그룹 계열의 현대씨스퀘어는 지난 4일 웰킵스와 해외협력사업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웰킵스의 보건용 마스크, 손소독제, 방호복 등의 해외 수출 업무를 도맡고 있다. 현대종합상사 관계자는 "이달부터 미국, 유럽 등 전 세계로 웰킵스 제품이 수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오앱의 단백질 생산용 식물 재배실 전경. 포스코인터내셔널 제공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바이오 분야로 시각을 넓혔다. 지난 4월 돼지열병 백신 등 사람과 동물 질병 백신을 개발ㆍ생산하는 바이오벤처인 바이오앱과 제품 개발 및 글로벌 판로 개척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바이오앱이 진행하는 의약품 등의 해외 임상 실험을 주선해 제품 개발을 돕고,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판로 개척에도 나설 계획이다. 

코로나19로 국내 중소 헬스케어ㆍ바이오 기업들이 주목을 받으면서 종합상사의 전통적인 사업 모델인 무역 분야가 재도약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LG상사는 올해 초 종합상사의 본원적 기능인 '유통 및 트레이딩'의 역할과 비중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을 밝힌 바 있다. 그간 종합상사들은 고객사가 자체 무역 인프라를 구축하면서 무역업의 입지가 좁아지자 액화천연가스(LNG)전 등 에너지 개발, 철광석ㆍ석탄 광산 등 자원 개발, 팜농장 운영, 유통ㆍ물류ㆍ재고 관리 등 통합 솔루션 서비스 등 신규 사업에 주력해 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소기업들은 수출 전담 인력이나 해외 네트워크 등 무역 인프라가 취약하고, 종합상사들은 무역 고객사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코로나19를 계기로 헬스케어 분야에서 이들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가능성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김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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