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이 8월 위스콘신주(州) 밀워키에서 열리는 2020년 대선 후보 지명 전당대회를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내린 결정이다. 행사장 크기도 축소하고 기존에 진행됐던 대규모 대면 행사는 취소하는 방안 역시 논의 중이다. 최근 대규모 야외 유세로 빈축을 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차별화를 통해 표심을 자극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민주당전국위원회(DNC)는 24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보건 당국자들과 논의한 결과, 각 주 대의원들이 밀워키로 직접 이동하지 않는 대신 원격 방식으로 전당대회를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앞서 5월 토니 에버스 위스콘신주지사(민주)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제안했던 ‘가상 전당대회’를 사실상 받아 들인 셈이다. 이날 현재 위스콘신주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2만5,000명을 넘었다.
DNC는 행사 장소도 변경했다. 1만7,000석 규모의 피서브포럼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전당대회는 1만2,000석인 위스콘신 센터에서 개최된다. 민주당 후보로 확정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밀워키 현장에서 직접 연설하지만 대의원들은 화상방식으로 연설에 참여하게 된다. DNC는 “대의원 투표 등을 원격으로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며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대의원단과 언론 관계자 및 대규모 자원봉사자 참여 행사 상당수가 취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행사 축소를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을 공격하는 소재로 삼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톰 페레스 DNC 의장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바이든 전 부통령과 민주당은 미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말했다. 공화당전국위원회(RNC)는 당초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전당대회 개최를 추진했으나 민주당 소속 로이 쿠퍼 주지사가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을 고수하며 참가자 제한을 요구하자 트럼프의 후보 수락 연설 장소를 플로리다주 잭슨빌로 옮긴다고 11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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