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성·재무안전성 불투명
빚내서 투자한 것도 위험 신호
신종 코로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급락장에서 30조원 넘는 주식을 저가매수한 이른바 '동학개미'들이 투자한 종목 10개 중 6개 이상에서 수익을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주로 성장성과 재무 안전성이 떨어지는 종목이 많아 장기적으로도 수익을 낼지는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자본시장연구원의 김민기 자본시장실 연구위원은 25일 ‘최근 개인 투자자 주식 매수의 특징 및 평가’ 보고서를 통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개인 투자자들이 매입한 주식을 실증분석한 내용을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개인 투자자들의 월평균 순매수 금액은 6조8,000억원에 이른다. 과거 국제 금융위기 기간(2007년 6월~2009년 5월) 월 평균 순매수 금액 5,000억원에 비하면 약 14배 정도 불어난 수치다. 수익성도 양호해 약 65.5%의 주식 종목에서 투자이익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들의 순매수 비중이 높은 주식들은 대체로 성장성과 기초 가치가 불확실한 종목이란 점이었다. 개인 투자자들은 주가가 크게 하락한 기업 위주로 투자 비중을 늘리는 성향을 보였는데, 일반적으로 주가가 하락한 기업은 최근 재무성과 지표나 재무건전성이 악화한 기업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업종별로 봐도 개인들은 최근 주가가 많이 상승한 제약ㆍ바이오(순매수 비율 시가총액 가중평균 0.1%) 소프트웨어(0.62%)보다는 항공업(8.2%) 여행ㆍ레저업(4.06%) 에너지(3.66%) 등의 업종을 더 많이 매입했다. 이들 매입 업종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급격히 재무 실적이 악화됐고, 앞으로도 성장성과 기초 여건이 불확실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빚을 내서 투자하는 신용융자매수세가 증가하는 것도 위험 신호라는 분석이다. 5월 말 기준 전체 투자자의 신용융자 잔고는 10조8,000억원으로 저점인 3월 25일 대비 6조4,000억원이 늘었다. 특히 신용융자 잔고가 늘어난 주식 종목은 대부분 단기간에 가격이 급등한 종목들이 많았다. 주가가 오른 종목을 빚을 내 '추격 매수'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만큼 위험을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며 "특히 향후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빚을 내서 투자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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