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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에 시험 없이 '알바'로 들어와 연봉 5000만원 받는다고?

입력
2020.06.24 12:25
수정
2020.06.24 21:16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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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비정규직 정규직화 완료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2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해당화실에 호위를 받으며 입장하고 있다. 뉴시스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비정규직 정규직화 완료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2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해당화실에 호위를 받으며 입장하고 있다. 뉴시스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보안검색 요원 직접 고용'  후폭풍이 거세다. 인천공항공사 정규직과 내부 비정규직 직원들은 물론 공기업 입사를 준비해온 취업준비생도 불만을 넘어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전날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그만해주십시오'라는 청원 글은 하루 만인 이날 낮 오후 7시 46분 현재 공식 답변 요건인 20만명의 동의를 얻었다. 이에 따라 가까운 시일 내에 정부나 청와대에서 답변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에서는 현재 '보안검색 요원이 아무런 과정을 거치지 않고 직고용된다', '연봉도 5,000만원에 이른다' 등등 갖은 이야기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논란을 키우고 있다. 항간 이야기들의 사실 관계를 24일 인천공항공사 등을 통해 확인했다.

우선 '보안검색 요원이 시험 등을 치르지 않고 공사에 직고용되는 것은 불공평하다'는 비판이 비등하지만 이 같은 주장은 반은 맞고 반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직고용도 시험 거쳐야… 2017년 5월 이전 입사자는 '심사'

공사가 비정규직 제로화 방침을 처음 내놓은 2017년 5월 이전 입사한 보안검색 요원은 적격심사를, 이후에 입사한 경우는 직무지식 등을 평가하는 필기전형을 거쳐야 한다. 모두 서류 전형과 인성 검사를 통과해야 하며 이후 최종 단계에선 면접도 봐야 한다.  2017년 5월 이전 입사자들이 비교적 수월하게 직고용될  수 있는 조건인 것은 맞지만, 시험을 치르지 않고 직고용된다는 말은 틀리다.

현재도 보안검색 요원은 2개월간 교육을 받고 국토교통부 인증 평가를 통과해야 하는 등 단독 근무를 위해선 1년 이상 시간이 소요된다. 보안검색 요원이 총기 소지가 가능한 특수경비원 신분이기 때문이다.

앞서 인천공항공사는 지난 21일 비정규직 '제로'를 선언하며 비정규직 보안검색 요원 1,902명을 특수경비원에서 청원경찰 신분으로 전환, 직고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보다 앞서 직고용이 결정된 공항소방대(211명) 경우 현재 서류전형 절차가 진행 중이다. 공사 관계자는 "서류전형에서는 탈락자가 없을 수 있어도 적격심사나 필기전형을 통과하지 못하는 이들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실, 이 때문에  보안경비와 비슷한 업무를 보는 보안경비노조는 직고용으로 가게 될 경우 이처럼 탈락자 발생 가능성이 있는 만큼, 자회사를 통한 간접 고용을 수용했었다. 직고용에서 한발 물러서는 대신 고용승계를 보장받기 위한 전략이었다.


신입 연봉 3,400만원 수준...공사 일반직과 임금 체계 달라

직고용되는 요원들의 처우와 관련해서도 다양한 이야기가 온라인 카페 등에서 돌고 있다. 아르바이트로 들어와 200만원이 안 되는 월급(연봉 기준 2,400만원 이하)을 받던 보안검색 요원이 연봉 5,000만원을 받을 것이라는 게 대표적이다. 이는 '가짜 뉴스'에 가깝다.

직고용되는 보안검색 요원은 자회사를 통해 간접 고용되는 비정규직 직원과 비슷한 수준의 임금을 받는다. 현재 자회사에 임시로 편제된 보안검색 요원의 평균 임금은 약3,580만원이다. 신입은 3,40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 신입 초봉은 4,589만원이다. 1,200만원 가량 낮은 셈이다. 현재 신입과 간부를 포함해 보안검색 요원의 평균 연봉은 3,570만원 수준이다. 공사 평균 연봉은 8,583만원이다.

공사 관계자는 "직고용과 자회사의 임금체계는 경영평가성과급을 받느냐 일반 성과급을 받느냐 차이가 있는데, 동일 수준의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할 예정이다"라며 "자회사 경우 임금 인상률이 공기업인 공사보다 상대적으로 높아 임금 차이는 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사용 가능 연차 일수 등도 직고용과 자회사간 차이는 없지만 대출 등 일부 복지 처우에서는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해외사업, 전략, 기획 등 공사 일반직과 직고용되는 보안검색 요원은 수행 직무가 달라 별도의 임금체계가 적용된다"라고 덧붙였다.

공사는 지난 2017년 5월 비정규직 직원 9,785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중 생명, 안전과 직결되는 소방, 야생동물 통제, 보안검색 분야는 직고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후 노사 협상 과정에서 보안검색은 제외됐다가 이번에 다시 추가되면서 형평성 문제 등 논란이 일었다.

이환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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