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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 첫 여성 사무총장 도전 유명희, ”무너진 국제공조체제, 한국이 복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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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 첫 여성 사무총장 도전 유명희, ”무너진 국제공조체제, 한국이 복원해야“

입력
2020.06.24 12:24
수정
2020.06.24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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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세계무역기구(WTO) 차기 사무총장 입후보 기자회견에서 포부를 밝히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세계무역기구(WTO) 차기 사무총장 입후보 기자회견에서 포부를 밝히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출범 이래 가장 큰 위기에 처한 세계무역기구(WTO)의 국제공조체제를 복원하겠다."

유명희(53)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WTO 사무총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유 본부장은 "한국은 세계 7위 수출국이자 통상선도국으로 위기에 처해있는 WTO 교역질서와 국제공조체제를 복원ㆍ강화하는 것이 우리 경제와 국익을 높이는 데 중요하다"며 "우리의 높아진 위상과 국격에 걸맞게 국제사회 요구에 주도적으로 기여해야 할 때가 왔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정부는 전날 대외경제장관회의를 통해 유 본부장의 WTO 입후보를 의결했다. 유 본부장과 함께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2차장(전 통상교섭본부장)이 거론됐으나 현직 통상 장관 쪽으로 정리됐다.

유 본부장은 WTO가 1995년 출범 이래 가장 큰 위기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지난 25년간 새로운 무역 협상 타결에 실패해 4차 산업혁명 등 21세기 시대변화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고 작년 말부터 상소기구 운영이 중지되는 등 분쟁 해결 기능도 잃었다는 분석이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보호무역주의 강화 기조 속에서 상품, 서비스의 자유로운 이동이라는 기본원칙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유 본부장은 '중견국으로서 가교 역할'도 출마 이유로 들었다. 현재 WTO가 미ㆍ중을 비롯해 선진국과 개도국 등 국가 간 갈등으로 정체돼 있는데 한국이 중재 역할을 맡을 수 있을 거란 의미다.

유 본부장이 사무총장에 선출되면 한국인 최초이자 WTO 첫 여성 사무총장이 된다. 아울러 국제 통상 분야에서 한국의 위상도 높아질 전망이다. 다만 사무총장 선출이 현재 진행 중인 한일 무역 분쟁에 미칠 영향에 대해 유 본부장은 "사무총장의 국적 등과 관계없이 우리만의 탄탄한 논리와 법리로 대응해야 될 사안"이라며 선을 그었다. 미국이 WTO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는 데 대해 그는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기본적인 입장은 WTO 탈퇴가 아니라 개혁"이라며 "개혁을 할 수 있는 적임자가 사무총장이 돼야 한다는 게 미국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사무총장 선출은 후보자가 3개월간 163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선거 운동을 한 뒤 나머지 2개월간 WTO 일반 이사회 의장이 회원국들과 협의해 지지도가 가장 낮은 후보를 탈락시키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후보자를 최종 1명으로 압축한 뒤 만장일치로 추대하는 방식이다.

후보 등록은 다음 달 8일까지로 유 본부장 외에 멕시코, 나이지리아, 이집트, 몰도바 등이 현재 후보를 냈다. WTO 사무총장 임기는 4년이며 1회에 한해 연임할 수 있다.

윤태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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