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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피스 등 해외 주요 NGO "정치ㆍ경제로부터의 독립이 존재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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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피스 등 해외 주요 NGO "정치ㆍ경제로부터의 독립이 존재 가치"

입력
2020.06.30 04:3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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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신뢰의 길을 잃다] <중>스스로 권력집단이 된 NGO

2018년 5월 그린피스 등 환경단체들이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개최한 '2018 기후행진'에서 참석자들이 광화문방향으로 행진을 하고 있다. 그린피스

2018년 5월 그린피스 등 환경단체들이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개최한 '2018 기후행진'에서 참석자들이 광화문방향으로 행진을 하고 있다. 그린피스


비정부기구(NGO)의 역사가 긴 해외 주요 국가에서는 시민단체들이 정치ㆍ경제적 독립을 존재의 이유로 여기고 실천한다. 특정 정당이나 세력 등과 연계되는 게 당장의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될 수 있어도 지속가능한 조직 운영에는 도리어 해가 된다고 인식하기 때문이다.

1971년 설립된 국제 환경보호단체 '그린피스'는 핵심 가치로 독립성을 내세우며 "정치적, 상업적 독립을 유지하기 위해 정부와 기업 혹은 정당으로부터 그 어떤 후원도 받지 않고 오로지 개인 및 독립재단의 후원으로만 운영한다"고 강조한다. 이런 기반 아래 환경 문제를 주요 정책으로 추진하는 진보 성향 정당도 신랄하게 비판하고, 뜻만 맞다면 보수 정당과의 공조에도 적극적이다. 그린피스 코리아 관계자는 "2050년 탄소제로사회를 만들기 위해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미래통합당 등 여야를 가리지 않고 논의를 한다"면서 "이념, 정치 성향보다 목표를 위해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국제 의료구호 단체 '국경없는 의사회'는 태생부터 정치적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과정이었다. 1968년 나이지리아 내전에  파견된 프랑스 적십자사 소속 베르나르 쿠시네 박사는 정치ㆍ경제적 틀 안에 갇힌 의사들과 적십자사에 회의를 느낀 뒤 국경없는 의사회를 설립했다. 이들은 정치적 중립을 유지하기 위해 개별 정부나  군수업체의 지원을 단호히 거부한다. 기금의 95%는 민간에서 후원하고, 전체 예산의 80% 이상을 구호 활동에만 사용한다.

국가 차원에서 시민단체의 독립성을 검증하기도 한다. 세계에서 처음 NGO 활동이 시작된 영국에서는 독립 규제기관인 자선위원회(Charity Commission)가 시민단체를 전담 감시한다. 연간 기부금이 5,000파운드(약 750만원)가 넘으면 자선위원회에 등록해야 하고,  자선위원회는 정부와 특정 단체가 결탁할 수 있는 우려가 있을 때 하원에 직접 보고할 수 있는 권한도 갖고 있다.

캐나다 온타리오 주정부가 운영하는 캐나다 최대 기금운영 재단인 '온타리오 트릴리움 재단'은  매년 3,000개가 넘는 시민단체의 사업 지원 신청서를 평가하기 위해  수백명의 자원봉사자를 투입한다. 익명성이 보장되는 심사자는 특정 단체와 정부의 연계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고 사업의 자율성은 충분히 보장한다. 사업 수행 후엔 제3의 평가자가 평가를 하고, 그 결과를 피평가기관에 공유한다.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사업을 수행한 시민단체 중 15%만 무작위로 뽑아 회계 감사를 실시한다. 이밖에 미국에는 아예 시민단체를 감시하고 평가하는 또 다른 시민단체 수백개가 활동하고 있다.

전 세계 26개국 기후변화 분야 전문가 모임인 '글로벌 전략 커뮤니케이션협의회(GSCC)'의 김태종 활동가는 "그린피스 같은 국제 시민단체들은 '영원한 동지도 적도 없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면서 "독립성은 철저히 유지하되 필요에 따라 어떤 단체들과도 협력할 수 있다는 철학으로 단체가 운영된다"고 설명했다.

 

안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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