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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지점 벗어나 한밤중 대북전단 50만장 살포... 군경 24시간 감시망 빈틈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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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지점 벗어나 한밤중 대북전단 50만장 살포... 군경 24시간 감시망 빈틈 노려

입력
2020.06.23 21:46
수정
2020.06.24 05:18
3면
0 0

"1달러 2000장 대형풍선 20개에 담아"
뿌린 지점은 파주 월롱산 추정 ?
당초 예고보다 3일 앞당겨 날려?
경찰 주요 지점 경계에도 허 찔려

(‘자유북한운동연합’ 회원들이 지난 22일 밤 경기 파주시 월롱면 덕은리에서 ?대북전단 50만장 등을 대형 풍선을 이용해 북한으로 기습 살포했다. 뉴스1

(‘자유북한운동연합’ 회원들이 지난 22일 밤 경기 파주시 월롱면 덕은리에서 ?대북전단 50만장 등을 대형 풍선을 이용해 북한으로 기습 살포했다. 뉴스1

탈북민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이 22일 밤 접경지역인 경기 파주에서 대북전단을 기습 살포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이들이 어떻게 경비망을 뚫고 풍선을 띄웠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존 살포지점 중심의 경비체제 빈틈을 노렸을 것이란 분석과 함께 파주 월롱에서 풍선을 띄웠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된다.

23일 파주경찰에 따르면 이번 대북전단 살포 관련 유력 장소로 꼽히는 파주 월롱면 월롱산(해발229m)은 경찰의 24시간 정밀 경비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북한과 8㎞ 이상 떨어져 있고, 기존에 전단을 날리던 주요 지점도 아니었다.

이런 이유로 자유북한운동연합이 전단을 날린 22일 밤 이 일대는 경찰의 감시망이 미치지 못했다. 당연히 풍선을 띄우는 장면도 포착하지 못했다. 당시 군ㆍ경은 파주ㆍ연천ㆍ김포ㆍ강화 등 대북전단 살포 행위를 막기 위해 접경지역에서 24시간 경비근무를 서 왔다.

월롱산은 바람을 이용해야 하는 대북전단 특성상 지리적으로 유력한 살포 장소로 지목된다. 진입로가 많고 산 중간중간 임도가 많아 정상까지 차량으로 쉽게 이동이 가능하다. 탈북단체 회원들이 가스 주입 등 전단 살포 준비가 용이하고 경찰 감시가 덜한 이곳을 살포 장소로 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파주 전역을 감시하기 어려운 감시망의 빈틈을 노렸을 것이란 관측이다.

경찰은 사실확인에 나섰다. 먼저 대북전단 규모와 살포 지점 등을 파악하기 위해 월롱산을 중심으로 집중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이날 오후까지 살포 지점이나 풍선을 띄운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지난 22일 밤 경기 파주에서 탈북단체가 보낸 대북전단 살포용 풍선이 23일 홍천군 서면 마곡리 인근 야산에 떨어져 있다. 연합뉴스

지난 22일 밤 경기 파주에서 탈북단체가 보낸 대북전단 살포용 풍선이 23일 홍천군 서면 마곡리 인근 야산에 떨어져 있다. 연합뉴스

이 때문에 제3의 장소에서 띄웠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 자유북한운동연합이 공개한 사진과 같은 현수막이 달린 대북전단 살포용 풍선은 이날 오전 10시쯤 강원 홍천군 서면 마곡리 인근 야산에서 발견됐다. 파주에서 동남쪽으로 약 70㎞ 떨어진 지점이다. 공기가 채워진 채 막대풍선 모양인 비닐 풍선은 전날 탈북민단체가 띄운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과거에도 탈북민 단체가 살포 지점에 대해 경찰에 혼선을 주는 일이 있었다”며 “물리적으로도 파주에서 날린 풍선이 수시간 만에 홍천에서 발견된 것은 납득이 안 된다”며 “조사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지난 22일 오후 11∼12시 파주시 월롱면 덕은리에서 대북전단을 보냈다”고 주장했다. 정확한 살포 지점에 대해선 “아주 어두운 곳”이라고만 밝혔다. 박 대표는 자유북한운동연합 회원 6명을 동원해 ‘6.25 참상의 진실’이라는 제목의 대북전단 50만장과 1달러 지폐 2,000장 등을 20개의 대형풍선에 매달아 북측으로 날려 보냈다고 주장했다. 당초 25일로 예고한 전단 살포를 사흘 앞당겨 실행한 것이다.

경기도는 자유북한운동연합 등 4개 대북전단 살포 단체를 사기, 자금유용 등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고 밝혔다. 대북전단 살포 행위를 북한 인권 활동으로 위장, 후원금을 모집하는 등 단체의 돈벌이로 활용한 의혹이 있다는 게 이유다.

파주=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홍천=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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