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에 서울역에서 처음 본 여성을 마구 때린 이른바 ‘서울역 폭행범’의 영장을 두 차례나 기각한 법원의 판단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도마에 올랐다.
소병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3일 국회 법사위에서 열린 대법원 업무보고에서 서울역 폭행사건 피의자에 대한 법원의 두 차례 영장 기각과 그 사유를 두고 “도저히 국민이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이라며 “국민들의 반응을 보면 ‘판사 말고 주사위 굴리기를 해라’, ‘사법부에도 AI 판사가 필요하다’, ‘당해봐야 그 심정을 알 거다’는 등의 차마 입에 옮기기 어려운 반응들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을 두고) 여성들이 얼마나 두려움에 떨고 있느냐”며 “만약에 보복 폭행을 당하면 누가 책임을 지냐”고 반문했다. 또 “왜 이런 국민의 아우성에 (법원이) 귀를 기울이지 않냐”며 “국민의 입장에서 전반적인 제도개혁, 사법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은 이 사건 피의자 이모(32)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위법한 긴급체포에 기반한 구속영장 청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1차), ‘피의자가 새삼 도망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여성 혐오에 기인한 무차별적 범죄라기보다 피의자가 평소 앓고 있던 조현병 등에 따른 우발적, 돌출적 행위로 보인다’(2차) 등의 이유를 댔다.
소 의원의 질의에 대해 조재연 법원행정처장은 “사법부가 국민의 목소리에 절실히 귀 기울여야 된다는 말씀에 동감한다”면서도 “한편으론 인신 구속에 대해서는 법원이 영장을 남발하는 게 아니냐, 불구속 수사가 원칙이 아니냐 등의 (사회적) 요구도 큰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배려에 대해선 누구나 공감한다”며 “잘 점검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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