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오프라인+언택트 결합
새 경영키워드 ‘토털 밸류’ 제시
최태원(60) SK그룹 회장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기업 가치'라는 새 경영 화두를 제시했다. 여기서 기업 가치는 사전적 의미의 경제적 가치를 넘어 고객 신뢰와 같은 사회적 가치, 일하는 문화와 같은 유무형 자산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이다.
최 회장은 23일 경기 이천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20 확대경영회의'에서 "우리가 키워 가야 할 기업 가치는 단순히 재무성과ㆍ배당정책 등 경제적 가치만이 아니다"며 "지속가능성ㆍ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ㆍ고객신뢰와 같은 사회적 가치, 지적재산권ㆍ일하는 문화와 같은 유무형 자산을 모두 포괄하는 '토털 밸류'"라고 정의했다.
매년 6월 열리는 SK그룹 확대경영회의는 최 회장과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 해 핵심 경영전략을 세우는 자리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오프라인 회의와 '비대면(언택트)' 화상회의가 결합된 형태로 진행됐다. 회의 현장엔 최 회장을 비롯해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및 7개 위원회 위원장과 주요 관계사 CEO 등 30여명만 참석했고 나머지 임원들은 화상으로 회의에 동참했다.
2015년부터 확대경영회의를 주재해 온 최 회장은 2016년 '시대의 변화와 생존법'을 시작으로 2017년 '딥체인지(근본적 혁신)', 2018년 '사회적 가치', 2019년 '구성원의 행복' 등 매년 새로운 경영 화두를 던졌다. 올해 '기업 가치'를 전면에 내세운 그는 회의 내내 CEO 역할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최 회장은 "그동안 우리의 성장을 가로막아 왔던 구조적 한계를 어쩔 수 없는 '주어진 환경'이 아니라 '극복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CEO들이 기업가치 구성 요소를 활용해 시장, 투자자, 고객 등과 소통하고 신뢰를 확보할 수 있는 자신만의 성장 스토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문했다.
최 회장이 주재한 패널 토론의 주제도 '파이낸셜 스토리와 CEO 역할'이었다. 이 토론에서 CEO들은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경영 전략과 실천 방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쏟아 냈다.
SK이노베이션 자회사 SK종합화학은 친환경 고부가가치 화학제품으로 사업구조에 변화를 주는 '그린 성장 전략'을 통해 경제적,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 SK텔레콤은 인공지능(AI)을 통해 차별적 사업 모델을 확보해 기업 가치를 높이는 방법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SK 관계자는 "CEO들이 자신들의 경영 환경에 맞는 여러 스토리를 만들어 나가면 결국 총체적인 기업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조대식 의장은 모두발언에서 "글로벌 기업은 고유의 강점을 내세워 신성장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스타트업은 획기적 신기술로 높은 수준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반면 SK는 기존 사업 영역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유망 사업을 발굴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해 빠르고 과감한 변화를 만들자"고 당부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