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대로 온라인몰의 접속은 마비됐고 물량은 순식간에 팔려 나갔다. 큰 기대를 안고 기다렸던 소비자들은 접속 불통으로 한동안 불편을 겪어야 했다. 행사를 기획한 업체 관계자는 "짧은 시간에 이렇게 소비자들이 몰릴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며 "특히 신발과 여성용 가방 등에 대한 인기가 높다"고 전했다.
국내 주요 면세점들이 23일부터 풀기 시작한 약 400억원 규모의 면세품 '재고떨이' 행사가 소비자들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보상성 소비 심리가 더해지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 오프라인 판매까지 개시되는 이번 한 주 동안 면세품 판매 행사는 절정에 달할 전망이다.
이날 롯데쇼핑의 통합 온라인몰 ‘롯데온’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이 재고 면세품 판매를 시작한다고 예고한 시점인 오전 10시 이전부터 평소보다 접속이 2, 3배 폭주하면서 웹사이트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이 불통됐다. 롯데는 며칠 전부터 이커머스 사업부를 중심으로 서버 용량 확대 등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광클릭’ 열풍에 접속 마비 사태를 피하지 못했다. 20여분 만에 롯데온 사이트와 앱이 정상화하자 판매 시작 1시간 만에 이날 준비한 물량의 60%가 소진됐고, 오후 2시 30분엔 70%가 팔려 나갔다.
이날 롯데에서 선보인 브랜드는 끌로에, 페라가모, 지방시, 발렌티노, 토즈, 발리, 펜디, 토리버치, 알렉산더 맥퀸 9개다. 가방과 구두, 지갑, 벨트 등 77개 품목 제품들이 최대 60% 할인된 가격에 판매됐다. 롯데온은 28일까지 1차 예약판매를 진행하고 다음달 2일부터 배송을 시작한다. 이후 이어질 후속 판매까지 합하면 롯데온을 통해 100억원가량의 면세품이 풀릴 예정이다.
이용자 3배 몰리며 앱까지 불통
1시간 만에 물량 60% 소진
이달 3일 먼저 신세계면세점의 재고 면세품 온라인 판매를 개시한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 22일 4개 브랜드 280개 품목을 2차로 최대 60% 할인해 내놓았고, 역시 흥행에 성공했다. 이번 2차 판매 품목의 92%가 첫날 모두 팔렸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1차 때 구매 고객의 70.1%가 2030 세대였다는 점을 감안해 2차에선 이들 젊은 층을 타깃으로 페라가모, 지미추, 투미, 마크 제이콥스 브랜드 제품을 선보였다”고 말했다.
신라면세점도 25일 오전 10시부터 면세품 재고 판매에 가세한다. 자체 여행상품 중개 플랫폼인 ‘신라트립’을 통해 총 100억원 상당 규모의 20여개 브랜드(프라다, 발렌시아가, 투미, 토리버치, 마이클 코어스, 메종 마르지엘라, 아미 등) 상품을 최대 40% 할인할 예정이다. 면세품 판매가 알려진 지난 19일 이후 3일간 신라인터넷면세점 신규 가입자 수는 전주 같은 요일(12~14일)의 20배 넘게 늘었다.
이달 26일에는 오프라인에서도 재고 면세품이 풀린다. 100억원 규모의 롯데면세점 재고가 롯데백화점과 롯데아웃렛 8개 점포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재고 면세품의 이후 오프라인 판매 일정이 미정인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소비자들이 몰릴 것으로 점쳐진다. 롯데는 전날인 25일 서울 노원점과 경기 기흥점, 파주점에서 면세품 프리오픈 행사를 열 예정이다.
한편에선 코로나19 확산 중 대규모 집객 행사가 열리는 데 대해 우려도 적지 않다. 롯데쇼핑 측은 “직원과 고객 모두 마스크를 쓰고, 한 줄로 대기하다 차례로 구매할 수 있도록 현장에서 유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재고 면세품을 싸게 산 뒤 온라인에서 되팔아 이익을 챙기는 걸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알고는 있지만, 현실적으로 막을 방법이 없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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