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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 남북협력단 “평화만이 민족 살려… 교류로 신뢰 회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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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 남북협력단 “평화만이 민족 살려… 교류로 신뢰 회복을”

입력
2020.06.23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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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70년 맞아 호소문… “종전선언ㆍ평화협정 체결도 시급”

?23일 서울 종로구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한국교회남북교류협력단' 주최 기자간담회에서 협력단 관계자들이 '한국전쟁 발발 70주년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신승민 집행위원장, 장미란 집행위원, 강경민 공동대표, 나핵집 공동대표, 윤은주 집행위원, 노혜민 집행위원. 연합뉴스

?23일 서울 종로구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한국교회남북교류협력단' 주최 기자간담회에서 협력단 관계자들이 '한국전쟁 발발 70주년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신승민 집행위원장, 장미란 집행위원, 강경민 공동대표, 나핵집 공동대표, 윤은주 집행위원, 노혜민 집행위원. 연합뉴스

개신교계 남북 협력 기구가 23일 “대북 제재 해제와 교류 활성화로 남북 간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14개 국내 개신교 교단ㆍ단체가 참여하는 ‘한국교회남북교류협력단’은 이날 서울 종로구 음식점에서 ‘전쟁 없는 한반도와 남북 상생 평화의 길로 나아갑시다’ 제하 ‘한국전쟁 발발 70주년 호소문’을 발표했다.

이 단체는 호소문에서 “한국전쟁을 통해 우리는 폭력으로는 평화도, 통일도 이루지 못한다는 값비싼 가르침을 얻었고, 2000년 6ㆍ15 공동선언, 2007년 10ㆍ4 정상선언, 2018년 4ㆍ27 판문점, 9ㆍ19 평양 선언 등으로 남북 상생의 발판도 마련했지만, 최근 일부 민간 단체들의 악의적 대북 전단 살포로 촉발된 위기가 급기야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폭파로까지 이어졌다”고 개탄했다.

그러나 상황이 그렇더라도 “한반도 평화를 향한 여정을 우리가 중단할 수는 없다”는 게 협력단 인식이다. 이 단체는 “평화만이 민족을 살리고 이웃과의 공생을 가능하게 한다”며 “대북 제재 해제와 남북 교류 활성화를 통한 신뢰 회복이 한반도 평화를 위한 우선 과제”라고 주장했다. 또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 군축과 한반도 비핵화도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이 단체는 “남북관계가 다시금 위기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이 때, 우리 협력단은 한국 교회와 모든 성도가 7,000만 겨레와 함께 하나님의 사랑을 나누고 실천하는 일에 헌신적으로 동참하기를 호소한다”며 성경의 요한복음 구절을 인용, “우리 속에 깊이 박힌 서로에 대한 공포심과 적개심을 떨쳐내고 평화의 사도로 나서는 길만이 빛의 자녀들이 걸어야 할 진리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교회남북교류협력단은 2018년 8월에 발족했다. “남북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게 상호 신뢰인데, 신뢰를 쌓으려면 말이 아니라 교류ㆍ협력 같은 실천이 필수인 만큼, 한국 교회가 이에 앞장서보자는 취지였다”고 신승민 협력단 집행위원장은 설명했다.

그러나 사업은 예상보다 더 부진하다. 2월 말 북미 하노이 담판 결렬로 지난해 내내 경색된 상태였던 남북관계에 올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위기까지 겹쳤다. 신 위원장은 “지난해 북측 파트너인 조선그리스도교연맹 대표 4명과 상견례를 한 뒤 식량 지원 방안을 모색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무산됐다”고 전했다.

그렇다고 손놓고 있을 수는 없다. 강경민 협력단 공동대표는 “인도적 지원 같은 일방적 방식을 지양하고 가령 나무 심기처럼 남북 상생을 지향하는 쪽으로 운동 방향을 잡을 계획”이라며 “남북 평화가 동북아 차원의 현안인 만큼 한중일 청년이 모일 수 있는 동북아 평화 교육원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핵집 공동대표는 “코로나 사태를 거치며 우리의 생명을 지켜주는 게 이념이나 무기가 아니라 생태와 평화라는 인식 전환이 일어났다”며 “큰 어젠다로 국제적 지지를 얻어내고 북한도 끌어들여 ‘K평화’로 세계를 주도하는 길을 열어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3일 서울 종로구 한 음식점에서 열린 '한국교회남북교류협력단' 주최 기자간담회에서 협력단 공동대표인 강경민(왼쪽 두 번째) 목사가 '한국전쟁 발발 70주년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23일 서울 종로구 한 음식점에서 열린 '한국교회남북교류협력단' 주최 기자간담회에서 협력단 공동대표인 강경민(왼쪽 두 번째) 목사가 '한국전쟁 발발 70주년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교회協 “70년 된 한국전쟁, 즉시 종식 선언하라”

이날 간담회에서는 협력단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전날 세계교회협의회(WCC), 한국전쟁 유엔 참전국의 기독교교회협의회(NCC)들과 함께 발표한 ‘한국전쟁 70주년 평화 메시지’도 소개됐다.

이들 단체는 “전쟁이 시작된 뒤 70년이 지났고, 이제 전쟁은 오래 전에 끝났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할 때”라며 “우리는 전쟁의 종식을 인정함으로써 한반도 현실에 대한 실용적 대화와 협상 조건들이 훨씬 좋아질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또 “이제라도 역사적 현실을 인정하고 이를 문서화한 평화조약을 맺는 게 지역 긴장과 적개심을 줄이고 판문점과 싱가포르 회담 뒤 교착 상황을 회복시키는 데 중추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도 했다.

NCCK 산하 화해ㆍ통일위원회 소속인 노혜민 집행위원은 “7월 27일 한국전쟁 정전협정 당일 평화협정을 선포한다는 목표 아래 시민사회단체들과 협정을 채울 내용을 논의 중”이라며 “시민사회와 종교계를 망라한 종전 캠페인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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