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돌발에 외교 안보 라인 교체설 민감한 시기
"이례적 오찬... 메시지 있는 듯" 해석 분분
외교ㆍ안보라인 쇄신 문제로 장고에 들어간 문재인 대통령의 고민이 한층 깊어지는 모양새다.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이어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자서전 ‘폭탄’까지 터지면서다. 때마침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이 안보실 직원을 모두 불러 오찬을 함께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외교ㆍ안보라인 전면 개편 가능성이 다시 떠올랐다.
정 실장은 22일 서울 삼청동 청와대 인근 한 식당에서 안보실 소속 행정관급 이하 직원들과 오찬을 함께하며 이들을 격려했다. 오찬은 80분 가량 이어졌다.
오찬의 성격은 불분명하다. 정 실장이 자신이 조만간 퇴진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마련한 자리인지, 안팎의 위기로 좌초 위기에 놓인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을 위해 심기일전하기 위한 격려의 취지로 소집한 것인지를 놓고 여러 설명이 엇갈렸다.
다만 이날 오찬이 이례적이었다는 건 분명하다. 정 실장 교체 가능성이 오르내리는 시점임을 감안하면 더 그렇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업무 관련이라면 내부 식당을 이용할 수도 있을 텐데 외부 식당에서 모두 모여 오찬을 함께 한 건 이례적”이라며 “정 실장 교체 관련 언론 보도 때문이라도 그런 자리는 피하려 했을 텐데, 정 실장이 직원들에게 특별히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문 대통령은 ‘국면 전환’이나 ‘분위기 쇄신’을 위한 외교ㆍ안보라인 교체는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인적 쇄신 보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좌초 위기에 놓이게 된 근본 원인을 분석하고, 대북 정책 방향을 재점검해 나가는 과정에 일단 방점을 찍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냉정해질 가능성은 열려 있다. 지금의 라인업으로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을 위한 동력을 찾기 힘들다는 판단이 서면, 외교안보라인 전면 교체도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게 청와대 내 기류다.
관건은 문 대통령이 외교ㆍ안보라인의 대미 협상력을 높여 북미 비핵화 대화가 조속히 재개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승부수를 거느냐, 독자적 남북협력 기조를 강화해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느냐의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어떤 선택을 하든, 정 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만큼의 경험과 추진력을 갖추고 문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 대안을 찾기 쉽지 않다는 게 청와대의 현실적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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