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이닝 5점 이상, 한 경기 10점 이상은 전무
프로야구 SK의 추락이 심상찮다. 시즌 초반에 2000년 팀 창단 이후 두 번째로 긴 10연패에 빠지더니 다시 6연패 중이다. 시즌 성적은 12승29패(9위)로 어느덧 최하위 한화(10승32패)와 격차는 2.5경기로 줄었다.
SK는 현재 투타 모두 총체적 난국이다. 그토록 기다렸던 주전 포수 이재원이 손가락 부상에서 회복해 지난 20일 키움전부터 1군에 복귀했지만 반등은 없었다. 무엇보다 답답한 건 시원하게 터지지 않는 타선이다. SK의 방망이는 지난해 후반기부터 침체돼 페넌트레이스 1위를 두산에 뺏긴 결정적인 이유가 되기도 했다.
최근 SK의 야구는 ‘빅이닝’이 실종됐다. 한 이닝에 많은 점수를 내는 빅이닝 기준은 보통 4점으로 잡는다. SK는 지난 2일 NC전에서 4회 4점을 낸 이후 159이닝 연속 빅이닝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득점 지원이 없다 보니 투수들은 긴장감 높은 상황에서 공을 던지는 경우가 잦았고, 결국 불펜 붕괴로 이어졌다. 마무리 하재훈은 14일 KIA전, 16~17일 KT전, 19일 키움전에서 1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4경기 연속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다. 셋업맨 서진용 역시 최근 5경기에서 네 차례나 실점을 했다.
구단별 최근 빅이닝
NC | 6월21일 한화전 5회 4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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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 6월21일 NC전 7회 5점 |
삼성 | 6월21일 KIA전 4회 5회 4점 |
KIA | 6월21일 삼성전 9회 4점 |
두산 | 6월20일 LG전 9회 5점 |
롯데 | 6월20일 KT전 7회 5점 |
KT | 6월19일 롯데전 6회 4점 |
LG | 6월16일 한화전 1회 5점 |
키움 | 6월13일 NC전 3회 6점 |
5득점 이상 이닝으로 범위를 넓히면 SK는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단 한번도 없었다. SK의 마지막 한 이닝 5득점 이상 경기는 지난해 8월 1일 KIA전(1회 5점)이다. 당시 경기 이후로 따지면 748이닝 연속 5득점 미만 이닝을 이어가고 있다. 한 이닝에 승기를 잡을 수 있는 폭발력이 없다 보니 이번 시즌 10득점 이상 경기도 전무하다. 2019년 8월 2일 이후 타격 지표는 한화보다 심각하다. 팀 타율(0.240)과 득점(304), 안타(660), 타점(287) 모두 꼴찌다.
타격에는 사이클이 있다고 하지만 SK 만큼은 예외인 모양새다. 현재 SK 타선을 보면 상대에 위압감을 주는 라인업이 안 나온다. 2019년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염경엽 SK 감독이 지난 겨울 영입한 채태인, 윤석민 카드도 실패에 가깝다. 옆구리 부상으로 이탈했다가 돌아온 채태인은 7경기에서 타율 0.100(10타수 1안타), 윤석민은 17경기에서 타율 0.108(37타수 4안타)에 그쳤다.
올해 주전 키스톤 콤비로 밀었던 정현과 김창평 역시 각각 타율 0.171(76타수 13안타), 0.191(47타수 9안타)로 기대를 밑돌았다. 반등 없는 팀 성적에 염 감독은 요즘 말이 부쩍 줄었다. “이야기를 하면 모두 핑계로 들릴 수 있다”고 말을 아끼면서 경기 전 인터뷰를 짧게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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