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엔 이수진 의원이 2명
미래통합당 초선 김병욱(경북 포항 북ㆍ울릉) 의원은 최근 국회도서관에서 황당한 일을 겪었다. 국회의원이 되면 받는 혜택 중 하나인 도서관 평생열람증을 찾으러 갔는데, 열람증에 자신이 아닌 더불어민주당 재선인 김병욱(경기 성남분당을) 의원 사진이 부착돼 있던 탓이다. 통합당 김 의원은 지난 10일 처음으로 참석한 국회 본회의에서도 표결에 사용하는 비밀번호가 민주당 김 의원 것으로 잘못 설정돼 있어 한 표를 행사하지 못했다. 통합당 김 의원은 “민주당 김 의원과 한자(金炳旭)까지 똑같아 나도 신기할 정도”라고 했다.
지난달 30일 임기를 시작한 21대 국회에 같은 이름을 가진 의원들이 나란히 입성하면서 웃지 못할 헤프닝이 잇따르고 있다. 이번 국회에서 동명이인은 민주당과 통합당 소속의 두 명의 김병욱 의원 외에 같은 민주당 소속으로 지역구(서울 동작을)와 비례대표인 두 명의 이수진 의원이 있다. 이들에겐 의원실로 엉뚱한 손님이 찾아오거나, 전화가 잘못 걸려오는 것쯤은 예삿일이다. 그나마 소속 당과 선수가 다른 두 김병욱 의원과 달리, 두 이수진 의원은 당이 같은 데다 둘 다 초선이라 관련 기사에 다른 이수진 의원의 사진이 실리는 일도 부지기수다. 때문에 지역구 이수진 의원 측은 지난달 기자들에게 이 의원 관련 보도를 할 때 이름과 함께 지역구를 꼭 써 달라는 당부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비슷한 이름 때문에 크고 작은 고충을 겪는 의원들도 상당수다. 이용호(무소속) 이용우(민주당) 의원, 통합당 소속의 비례대표인 이영 이용 의원이 대표적이다. 이용 의원은 “통합당 원내부대표로 인선된 뒤 이영 의원이 대신 축하 전화를 많이 받았다고 한다”고 했다. 이름 가운데 글자만 달라 지난 국회에서 많은 이들이 혼동했던 홍문표(통합당) 홍영표(민주당) 홍익표(민주당) 의원은 21대 국회에서도 다시 만났는데 이번엔 홍준표(무소속) 의원까지 가세해 헷갈리는 경우가 더 빈번할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앞서 19대 국회 때는 권은희, 20대 국회에도 최경환 김성태 등 동명이인 의원들이 있었다. 그 때마다 국회는 명패나 회의록 등에 한 사람의 이름은 한글로, 다른 한 사람 이름은 한자로 표기하는 방식으로 혼란을 최소화 했다. 보통 선수가 낮은 의원이 한자 이름을 썼는데, 20대 국회 때는 두 명의 최경환 전 의원이 서로 한글을 쓰길 원해 작은 갈등을 빚기도 했다. 이번에는 김병욱 통합당 의원이 한자를 쓰고, 이수진 비례대표 의원은 한자 이름 대신 이름 옆에 '(비)'를 병기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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