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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을 찾아라' ... 원구성 막판 흔드는 '칩거의 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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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을 찾아라' ... 원구성 막판 흔드는 '칩거의 정치학'

입력
2020.06.21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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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은 '달래기 전략' 나서고, 야당은 '삼고초려'

원내대표직을 내던지고 지방 사찰에서 칩거 중인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나 원 구성 협상 등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사진=김성원 의원 페이스북 캡처.

원내대표직을 내던지고 지방 사찰에서 칩거 중인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나 원 구성 협상 등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사진=김성원 의원 페이스북 캡처.


‘칩거 → 삼고초려 → 국면 → 위기 돌파’

 정치권에서 정국 경색 타개를 위한 ‘칩거의 법칙’은 보통 이 같은 수순을 밟는다. 일면 상황 회피와 다름없어 보이지만 결과적으로 불리한 판을 바꿀 수 있는 회심의 전략으로 활용 되기도 한다. 21대 국회 원구성 협상을 둘러싸고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전국의 사찰을 돌며 칩거를 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5일 더불어민주당이 단독으로 법제사법위원장 등 6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하자 이에 반발해 원내대표직 사의 의사를 밝힌 주 원내대표는 충남 아산 현충사, 전남 구례 화엄사, 경북 울진 불영사, 충북 보은의 법주사 등 전국의 사찰을 다니며 일주일 가까이 ‘칩거’를 이어갔다. 그의 공백이 길어지자 주말 동안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등 당 지도부의 ‘삼고초려’에 나섰다.

20일 오후 김 비대위원장은 법주사에서 주 원내대표를 만났다. 배석자 없이 진행된 김 위원장과 주 원내대표는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의 올바른 정국 운영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고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가 전했다. 이날 오전에는 성일종 비상대책위원이 부친의 49재를 맞아 불영사에 머물고 있는 주 원내대표를 찾아  “독선적인 여당의 모습을 국민도 알 테니 이제 복귀해달라”는 취지의 김 비대위원장의 말을 전하면서 설득에 나섰다. 하지만 주 원내내표가 복귀 의사를 내비치지 않자 법주사로 거취를 옮긴 그를 따라 김 위원장이 직접 설득에 나선 것이다. 

통합당에서는 주 원내대표의 침묵이 길어질 경우 또 다시 '발목잡는 야당'으로 비칠 수 있는 만큼, 일단 여의도로 복귀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확산되고 있다. 주 원내대표도 21일 국회 복귀로 마음을 굳혔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79회 국회(임시회) 제5차 본회의에서 법사위원장을 비롯한 6개 상임워원장 선거 결과를 밝히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스1

박병석 국회의장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79회 국회(임시회) 제5차 본회의에서 법사위원장을 비롯한 6개 상임워원장 선거 결과를 밝히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스1


 19일 본회의를 연기하는데 동의한 민주당도 통합당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기 위해 ‘주 원내대표 달래기’ 에 집중했다. 당초 민주당은 통합당 상황에 구애받지 않고 남은 12개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해 원 구성을 마무리 짓겠다는 강경론을 고수했다. 하지만 박병석 국회의장의 본회의 연기를 계기로 민주당도 전략을 바꾸는 분위기다. 우선 민주당은 예결위ㆍ국토위ㆍ정무위 등 ‘알짜’ 위원장 자리를 통합당에 넘기는 가(假)합의안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채찍보다는 당근에 방점을 찍은 모양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당분간 주 원내대표를 자극할 수 있는 메시지를 자제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초유의 안보위기를 맞아 ‘조건 없는 등원’ 논리도 펴고 있다. 통합당 일각에서도 이런 주장이 나오는 만큼 이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취지다.  

이혜미 기자
박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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