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상화 동분서주... 연일 여야 중진 의견 청취
통합당 중진엔 "원내대표에 힘 실어달라”
박병석 국회의장이 ‘중재 정치’로 분주하다. 더불어민주당의 국회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에 항의하는 미래통합당의 격랑이 길어지자 ‘적극적인 중재자’로서 여야 중진과 직접 소통하고 나섰다. 박 의장은 여야를 망라한 중진 의원들을 만나거나 전화를 걸어 의견을 듣고 설득하는 중이다. 최근엔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과도 소통하는 등 접촉면도 넓다. 국회를 정상화하려면 중진, 원로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박 의장은 이달 15일 국회 본회의에서 ‘친정’인 민주당 손을 들어 준 듯 보였다. 본회의 사회를 보면서 상임위원장 선출안을 표결에 부치는 ‘악역’을 맡은 게 박 의장이었다. 19일 복수의 여야 관계자에 따르면, 박 의장은 물밑에선 여야 사이에서 중재를 적극 유도했다고 한다.
민주당이 ‘차라리 상임위 18개를 다 갖겠다’고 벼를 때마다 박 의장은 민주당이 선을 넘지 않도록 달랬다. 박 의장은 또 상호 언급된 여러 중재안을 검토하도록 여야를 거듭 설득했다.
중재가 수포로 돌아가 통합당이 국회를 보이콧하기 시작하자, 박 의장은 통합당 중진들과의 소통으로 방향을 틀었다. 박 의장은 “통합당에서 주호영 원내대표에게 힘을 실어달라”는 의외의 조언을 했다고 한다. 양당 원내지도부가 전권을 쥐고 전향적인 해법을 마련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었다.
국회의장실 사정에 밝은 여권 인사는 “통상 떠올릴 수 있는 거의 모든 야당 중진 의원들과 박 의장이 직접 만났거나 통화를 했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원내 사령탑이 부재 중이라) 김종인 위원장과도 외부에서 접촉해 의견을 구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박 의장이 19일로 예고했던 상임위원장 추가 선출을 미룬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박 의장은 한민수 국회 공보수석을 통해 “야당 원내 지도부 공백 등을 감안해 본회의를 개의하지 않기로 했다”며 “양당 원내대표가 하루 빨리 합의해달라”고 당부했다.
박 의장이 통합당을 마냥 기다리진 않을 듯하다. 3차 추가경정예산안 처리와 남북관계 관련 입법 등에 마음이 급한 민주당의 압박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김영진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다음 주 안에 추경안 처리를 위한 원 구성을 마무리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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