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매각 주간사를 선정하고 새 투자자 물색에 본격 나섰다. 쌍용차는 2011년 인도 마힌드라에 인수된 지 9년 만에 다시 새 주인을 찾는 처지가 됐다.
19일 자동차업계와 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쌍용차는 최근 삼성증권과 유럽계 투자은행 로스차일드를 매각주간사로 선정했다.
이들은 마힌드라가 쌍용차를 인수할 때도 자문사로 활동했다.
매각 대상은 마힌드라가 보유한 쌍용차 지분 74.65%이다. 보유 지분 전량을 매각할 경우 가격은 2,000억원 중후반대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쌍용차 최대주주인 마힌드라는 쌍용차에 대한 지배권 포기를 시사했다. 쌍용차 이사회 의장인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은 지난 12일 “쌍용차는 새 투자자를 필요로 한다”며 “투자자를 확보할 수 있을지 모색 중이다”고 밝혔다. 쌍용차는 올해 1분기에 약 2,000억원의 순손실로 13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쌍용차를 인수할 후보로는 중국 1위 전기차 업체인 비야디(BYD), 스웨덴 볼보를 인수한 지리차 등이 거론된다. 이 밖에 미국 완성차 업체 중 포드와 베트남 기업들도 오르내린다. 마힌드라와 포드는 지난해 10월 51대 49 지분으로 합작법인을 세우는 등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고 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시장에서 거론되는 수준일 뿐 업계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큰 타격을 받은 자동차 업종에서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쌍용차에 들어올 투자자가 나오기란 쉽지 않을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쌍용차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대주주의 고통분담을 전제로 지원하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어 쌍용차의 새로운 대주주는 마힌드라의 지분 인수 금액에 더해 추가 자금 투입이 불가피하다.
쌍용차가 마힌드라의 지급 보증을 통해 외국계 은행들에서 빌린 단기 채무도 부담이다. 마힌드라가 지분을 매각할 경우 새로운 투자자가 차입금을 바로 갚아야 할 수도 있기 있기 때문이다.
한편 쌍용차는 최근 서울 구로정비사업소와 부산물류센터를 매각해 총 2,000억원 가량을 확보하는 등 자구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쌍용차는 이날 자구노력의 일환으로 중국 송과모터스와 티볼리 현지조립(KD) 판매 계약을 했다. 반조립 생산은 완성차 수출이 어려운 나라에 자동차를 부품 형태로 수출해 현지공장에 조립ㆍ생산 및 판매하는 방식이다. 송과모터스는 이르면 연말부터 쌍용차 티볼리 일부 변경 모델을 KD 형태로 생산해 중동ㆍ아프리카 등으로 수출할 계획이다. 이번 계약으로 경영정상화 작업이 탄력을 받게 됐다는 게 쌍용차 설명이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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