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95만명을 돌파했다. 연 이틀 신규 확진자가 3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내달 안으로 미국을 제치고 코로나19 최대 발병국이 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17일(현지시간) “7월 말쯤 브라질의 코로나19 감염자와 사망자 수가 모두 미국을 넘어설 것”이라는 워싱턴대 의과대학 보건계량분석평가연구소(IHME) 예측 모델의 전망을 보도했다. 브라질 보건당국은 이날 3만2,188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으며 누적 확진자가 95만5,377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누적 사망자는 1,269명 늘어난 4만6,510명으로 집계됐다. 확진자와 사망자 수 모두 미국 다음으로 많다.
브라질의 가파른 확산세가 계속되는 이유는 이날 기준 확진자가 220만명에 육박한 미국의 경우와 유사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사태 초반에 ‘독감’으로 치부했듯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도 코로나19를 줄곧 ‘감기’에 비유하며 소극적인 대처로 일관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둘러싼 정책 혼선으로 찬반 세력이 갈등을 빚는 것도 흡사하다.
하지만 미국과 적잖은 차이가 나는 대목도 있다. WP는 “브라질은 미국과 같은 강력한 경제ㆍ보건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면서 “브라질은 국가적인 진단ㆍ검사 체계, 연방정부 차원의 봉쇄 조치, 합의된 계획 등이 모두 부재한 상태”라고 분석했다. 더욱이 지방정부 차원에서 봉쇄 조치를 단행했던 브라질 내 여러 주(州)와 도시는 경제활동 정상화 수순을 밟고 있다. WP는 이런 상황을 “다른 나라들이 정점을 지나 하락세를 보이며 ‘2차 파동’에 대비하는 반면 브라질은 1차 유행의 파고도 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브라질 오스왈도크루즈재단의 카를로스 마샤두 박사는 “공중보건 관점에서 정부가 엄격한 봉쇄 조치를 시행하지 않은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 “우리는 리우데자네이루의 많은 죽음을 피할 기회를 놓쳤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난달 초 보고서에서 “리우데자네이루를 봉쇄하지 않으면 상상할 수 없는 규모의 인류 재앙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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