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전 장관 “트럼프에게 북핵ㆍ남북관계 문제는 1/N에 불과”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로 인한 남북간 긴장감이 고조되는 상황을 두고 “북한이 남북 관계에 갖고 있었던 실망감이 배신감으로, 또 그것이 적개심으로 변한 결과”라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18일 오전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서 “남북관계 파탄 지경은 사실 1년 전에 예고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전 장관은 그 뿌리로 지난해 7월 있었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권언을 들었다. 당시 김 위원장은 ‘남한 측이 최신 공격형 무기 반입이나 군사 연습과 같은 행위를 중단하고, 빨리 2018년 4월 판문점, 그리고 9월 평양 정상회담의 정신으로 돌아오라’는 경고성 발언을 했다.
정 전 장관은 “북한 측에서는 ‘남한 측이 사람들 앞에서는 평화의 악수를 연출하면서, 뒤돌아 서서는 최신 공격형 무기 반입과 합동 군사연습 강행 같은 이중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불만을 직접 표출했다”면서 “이 부분에 대한 강공을 펼치고 있는 거라고 본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최근 한미 양국은 연합공중훈련에다가 미사일 방어체제 통합 훈련을 실시한 바도 있고, 또 올 하반기에도 연합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다”며 “철저하게 북의 입장에서 봤을 때, 자신들의 이야기가 묵살당하고 있는 것에 대한 배신감, 그리고 이것이 적개심으로 바뀌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정 전 장관은 우리 정부가 미국을 적극적으로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단 8월로 예정된 한미 군사연습 중단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본다”며 “‘이제 한반도 문제 주도권을 우리가 행사하겠다’라는 자세, 문재인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17일 미국이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를 1년 더 연장하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온 것에는 “남북관계를 언제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오락가락하는 머릿속에 맡겨둘 수는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자기 재선이 생명줄이기 때문에 북핵 문제나 한반도 문제는 그 중에 1/N에 불과할 뿐”이라고 밝혔다.
박민정 기자 mjm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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