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만명 이용 한강수영장 개장 놓고 고민 깊어진 서울시
매년 여름철 수도권 시민 30만명이 찾는 한강 수영장과 물놀이장 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연기됐다. 하지만 한강수영장은 접근성과 ‘가성비’가 좋은 대표적 도심 피서지로 수요가 높아 서울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개장 여부는 물론 개장할 경우 언제 할 지가 문제다.
16일 서울시에 따르면 당초 26일 개장 예정이던 한강 수영장 3곳(뚝섬ㆍ광나루ㆍ여의도)과 물놀이장 2곳(난지ㆍ양화)의 개장이 코로나19 확산 등의 영향으로 연기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수도권의 산발적 집단감염 등으로 코로나 사태가 호전될 때까지 개장하지 않기로 했다”며 “개장 여부와 개장 시기는 아직 미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7, 8월 지연 개장, 폐장 등 여러 시나리오를 놓고 내부적으로 의견을 조율 중이다.
서울시의 수영장 개장 연기 결정은 한강 수영장과 물놀이장이 야외시설임에도 많은 이용객이 몰려 통제가 수월하지 않을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예컨대 한강 수영장에 펜스가 있지만 이용객들이 치킨, 피자 등 음식을 배달해 펜스 너머로 주고 받거나 ‘주차해 놓은 주차장에 잠깐 다녀오겠다’며 수영장 외부를 들락날락하는 이용객이 있어 완벽한 통제가 어렵다는 것이다. 또 한강수영장은 매 시간마다 10분씩 휴식시간이 있어 이용객이 수시로 수영과 휴식을 반복하면서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 준수 여부를 관리하기가 쉽지 않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용객 통제는 물론 이들의 외부인 접촉을 완벽히 통제할 수 없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며 “무증상 감염자 발생 문제가 생겼을 때 접촉자 및 동선 정보 파악이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사례조사 결과 강화된 ‘생활 속 거리두기’가 진행되는 공공기관에서 운영 중인 야외수영장이 거의 없어 개장을 강행하기 부담스러운 측면도 있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그렇다고 아예 수영장 문을 닫기도 곤란하다. 한강 수영장과 물놀이장이 서울과 수도권 시민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아온 대표적 도심 피서지였기 때문이다. 매년 6월 하순부터 8월말까지 2개월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한강수영장은 지난해 27만2,000여명, 2018년엔 29만5,000여명이 이용한 인기 휴양시설이다. 특히 지난해 뚝섬(7만5,000여명)과 여의도(6만5,000여명)는 이용객의 절반이 몰릴 만큼 수요가 높다.
또 각 지방의 해수욕장들도 개장을 준비 중이다. 방역수칙 준수를 전제로 이미 개장한 곳도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올 여름이 매우 무덥다고 예고된 탓인지 벌써부터 시민들이 개장 여부를 문의해 온다”며 “운영가능 기간이 2개월이나 남은 시점에 시민들에게 중요 휴양시설인 한강수영장을 운영하지 않겠다고 결정하는 것도 행정 편의적인 생각일 수 있어 고민”이라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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