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과격 행동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이번엔 좀 불안합니다.”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로 남북간 긴장이 고조되자 접경지역 주민들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북한이 수년 만에 ‘서울 불바다 발언’을 꺼내는 등 남한에 대한 위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서 또 어떤 돌발 행동을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17일 찾아간 인천시 강화군 교동면 주민들은 평소처럼 농사일을 하느라 분주히 움직이면서도 혹시 군사 충돌로 이어지지 않을까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교동면은 북한 황해도와의 거리가 3km에 불과하다. 북한과의 거리가 가까운 만큼 북한 관련 사태가 터질 때마다 이곳 주민들도 가슴을 졸일 수밖에 없다. 이곳에서 농사를 짓는 나재일(54)씨는 “여기서 평생을 살아 북한의 여러 도발에 대해선 이골이 나 있어 북한의 막말 같은 건 크게 새삼스러울 게 없지만 이번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교동면의 대룡시장에서 식당을 하는 김모(43)씨는 “그나마 요즘은 주말이나 돼야 관광객이 몰리는데 이번 사태로 관광객 발길이 끊기는 건 아닌지 그게 더 걱정”이라며 “북한 행동이 비판 받아 마땅하지만 일단 남북관계가 잘 풀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망향전망대를 찾은 관광객들도 남한에 대한 위협 수위를 높여나가는 북한이 우려된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에서 부모님과 함께 이곳을 찾은 대학생 김민수씨는 “북한이 언제 군사행동을 취할 지 몰라 올라오는 길에 대피소 위치를 살펴보기도 했다”고 말했다.
다만 전망대 망원경으로 본 북한 황해도 연백군의 주민들은 평소처럼 일상을 이어나가는 모습이었다. 평소와 같이 주민들이 풀을 베며 밭일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며 들판을 가로지르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인천=김영훈 기자 hu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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