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초강수 도발…왜 하필 남북연락사무소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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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초강수 도발…왜 하필 남북연락사무소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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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1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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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시콜콜 What]외교시설이자 화해의 상징 ‘남북공동연락사무소’ 

북한이 지난 16일 오후 2시 50분경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7일 보도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연락사무소)을 폭파하면서 남한이 발칵 뒤집혔죠. 청와대는 “강경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내놨고,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남북 긴장이 고조된 데 대한 책임으로 사의를 표명했어요. 이번 일로 남북은 2018년 이전의 대립 관계로 돌아간 것을 넘어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연락사무소를 폭파한 것이 어떤 의미일까요. 북한은 왜 도발의 수단으로 이 연락사무소를 택한 걸까요.

 1992년부터 통신소 설치…직접 연락 주고 받아 

2018년 9월 촬영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전경. 통일부 제공

그 시작은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가 채택되면서부터입니다. 남북 당북자 간 공식 소통채널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 설치됐어요. 우리는 자유의 집에, 북한은 통일각에 각각 사무소를 두고 서로 직통전화로 연락을 주고 받았죠. 이전까지는 남북적십자단체 사이에 서신이나 전화통지문, 연락관 접촉 등을 통해 소통해왔지만, 공식 기구를 설치하면서 당국간 직접 연락을 주고 받을 수 있게 된 겁니다.

연락 사무소가 남북간 실무협의만 주고 받은 곳은 아니었답니다. 주민들을 위해 이산가족 면회실, 우편물 교환실, 전화 교환실 등을 갖췄거든요. 남북은 연락사무소간 2통의 직통전화를 두고 각각 연락관을 배치해 매일 업무를 보고 연락을 주고 받았어요.

하지만 연락사무소는 폐쇄와 재가동을 반복하며 어려움을 겪었는데요. 1996년 북한 잠수정의 강릉침투사건을 계기로 북한이 일방적으로 연락사무소를 폐쇄했어요. 이후 2000년 남북정상회담 때 양국은 연락사무소를 다시 열어 개성공단과 금강산 사업 확대방안 등을 논의했습니다. 2008년 이명박 정부, 2016년 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남북관계가 경색될 때마다 북한은 통신선을 차단했죠.

그럼에도 연락사무소는 점차 남북을 잇는 상호교류의 출발점이자, 협력과 평화의 상징으로 자리잡았습니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연락사무소는 서울-평양 상주대표부로 가는 징검다리 성격이 강했다”며 “남북대화에서 매번 남북간 상주대표부는 관계 정상화의 핵심과제였다”고 설명했어요. 단순히 연락을 주고 받는 통신소 역할만 한 것이 아니라, 정식 외교시설로 남북관계에 있어서 정치ㆍ외교적 가치를 가진다는 겁니다.

 세금 180억원 허공에… “사실상 선전포고” 

개성공단 가동 중단 이후 완전히 끊겼던 남북 연락채널이 1년 11개월만에 복구된 2018년 1월 3일 오후 경기 파주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내 연락사무소 ‘남북직통전화’를 통해 우리측 연락관이 북측과 통화하고 있다. 통일부 제공=연합뉴스

2년 뒤인 2018년 문재인 정부 때 남북은 판문점 선언에서 연락사무소를 개성에 설치하자는 데 합의했죠. 이렇게 문을 연 건물이 지금의 연락사무소입니다. 남북교류협력협의사무소로 사용하던 건물을 개ㆍ보수해 지상 4층, 지하 1층짜리 연면적 4,500㎡ 규모로 지어졌어요.

개ㆍ보수하는 데만 무려 97억8,000만원이 투입됐다고 합니다. 남북교류협력협의사무소를 처음 열 때 공사비가 80억 원이 들었으니, 해당 건물을 짓는데 총 177억 8,000만원이 투입된 셈이죠. 그러니까 이번 연락사무소 폭발은 우리 세금 180억원 가량을 허공에 날리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도 볼 수 있겠죠.

김 교수는 이번 북한의 도발에 대해 “단순히 우리세금으로 세운 건물을 폭파한 게 아니라, 일종의 치외법권적 성격을 갖는 외교시설을 일방적으로 파괴한 국제적 만행”이라며 “외교공관을 무력으로 점령하거나 파괴하는 행위는 명백한 주권유린이자 사실상의 선전포고일 수 있다”고 분석했어요.

북한은 17일 보란 듯이 연락사무소 폭파 사진을 공개했죠. 4층 높이의 건물이 순식간에 형체도 알아볼 수 없게 무너져 내렸는데요. 남한과의 대화는 영영 단절하겠다는 강한 메시지인걸까요. 정녕 이대로 남북관계는 회복 불능의 상황으로 치닫게 되는 건지, 씁쓸합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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