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대학생 시티 누르할리자(21)씨는 4월 1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6월 졸업 예정이던 그는 구토와 고열, 고통에도 굴하지 않고 병상에서 기말 과제와 졸업 논문 작성을 마치고 졸업 요건을 채웠다.
17일 콤파스에 따르면 시티씨는 족자카르타(족자)특별주(州) 아이시야대 산과(임신과 분만)학 학생이다. 기말 과제와 졸업 논문만 제출하면 졸업을 하고 조산사(산파)로 일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3월 29일 족자에서 고향 칼리만탄(보르네오)섬으로 돌아간 며칠 뒤부터 구토와 복통, 기침 등의 증상이 생겼다. 코로나19 의심환자(PDP)로 병원에 격리되고 보름 후 코로나19 양성 결과를 받았다.
그는 졸업을 하기 위해선 기말 과제와 졸업 논문을 내야 했다. 몸이 온전치 않았지만 그는 격리실에서 기말 과제와 졸업 논문을 끝내기로 마음먹었다. 다행히 논문은 그간 틈틈이 써둔 게 있었다. 그러나 격리된 상태라 자료를 인쇄하거나 복사하는 일이 불가능했다. 병원의 인터넷 연결 상태도 좋지 않았다. 그는 “병원이 지정한 시간에 맞춰 가족들이 자료를 갖다 주고 그때 필요한 것들도 다시 부탁하는 식으로 문제를 풀어나갔다”고 말했다. 의료진들의 응원과 지원도 시티씨에겐 큰 힘이 됐다.
시티씨는 화상으로 졸업 논문 심사를 받았다. 옷을 챙겨오지 않아 흰색 셔츠만 입고 심사를 받았다. 다행히 논문은 통과됐다. 그는 격리실에서 졸업 띠를 어깨에 두르고 자축했다. 그를 돕던 의료진도 함께 축하했다. 그는 “매우 특별한 경험이었다”라며 “현재 코로나19에 걸린 그 누구도 낙담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17일 완치 판정을 받았다. 코로나19도 이겨낸 것이다.
자카르타=고찬유 특파원 jutd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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