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6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전격 폭파한 데 이어 9ㆍ19 남북군사합의 파기 가능성을 계속해서 내비치고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아무런 발언을 하지 않고 있다. 다만 미 국무부는 북한을 향해 추가 도발을 삼갈 것을 촉구했다.
개성 연락사무소 폭파 이튿날인 17일 오전(현지시간 16일 오후) 현재까지 트럼프 대통령은 공식 석상이나 트위터 어느 곳에서도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연락사무소 폭파는 미국 워싱턴 기준 16일 새벽 시간대에 이뤄졌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아침에 기상해 가장 먼저 올린 트윗은 미국 경제 관련 내용이었다. 이어 같은날 낮 열린 경찰개혁 행정명령 서명 관련 행사에서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을 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침묵은 그만큼 남북관계 파국을 무릅쓴 북한 행보가 향후 어느 방향으로 전개될지, 북미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등을 신중하게 가늠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대신 미 국무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미국은 남북 관계에 대한 한국의 노력을 전적으로 지지하며 북한이 추가로 역효과를 내는 행동을 자제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 성명은 앞서 미 고위당국자가 “우리는 북한의 개성 연락사무소 파괴를 인지하고 있으며 동맹인 한국과 긴밀한 조율을 유지하고 있다”는 원론적 입장을 낸 지 3시간여 뒤에 나왔다. 북한의 물리력 행사에 대해 분명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면서도 ‘역효과를 낳는 추가적 행위를 삼가라’는 식으로 수위를 어느 정도 조절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직까지 입을 열지 않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도 북한이 본격적인 대미 압박성 행동을 전개할 경우 공개적으로 경고 메시지를 발신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이 ‘성탄 선물’로 대미 압박에 나설지를 두고 시끄러웠던 지난해 연말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 대선 개입을 원치 않을 것이라며 거듭 경고한 바 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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