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권 분쟁지 대치 해소 협상 중 맨손 격투… 군사적 충돌로 비화 우려
국경선을 둘러싸고 분쟁 중인 중국과 인도의 병력이 접경지에서 난투극을 벌여 인도군 3명이 사망했다. 최근 양측이 국경 지역에 병력 수천 명을 투입해 긴장이 고조된 데다 사망자까지 발생하면서 확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도군은 16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전날 라다크 지역 갈완 계곡에서 대치 상황 해소 작업을 진행하던 도중 중국군과 격렬한 충돌이 빚어져 양측에 사상자가 발생했다”며 “인도 측 사망자는 장교 한 명과 사병 두 명”이라고 밝혔다. 인도 북부에 위치한 라다크는 동쪽으로 중국과 실질 통제선(LAC)을 맞대고 있다. 격투 과정에서 양측은 돌과 각목 등을 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중국은 인도군이 국경을 넘어와 중국군 병력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인도군은 전날 두 차례 국경을 넘어 도발했고, 이 과정에서 맨손 격투를 벌였다”며 “인도가 다시는 도발을 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측 피해 여부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의 후시진(胡錫進) 총편집인은 웨이보에 “내부 소식통을 통해 알아본 결과 중국군에서도 사망자와 부상자가 나왔다”고 전했다.
3,500㎞에 달하는 국경을 맞댄 중국과 인도는 카슈미르와 시킴, 아루나찰프라데시 등 곳곳에서 영유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양국은 1962년 전쟁까지 치렀지만 끝내 국경을 획정하지 못하고 대신 LAC를 설정했다. 그러나 정확한 경계선이 없는 탓에 충돌이 계속됐다. 특히 지난달 초 발생한 양국 군인 간 난투극 이후 중국은 분쟁지 인근에 5,000~7,000명의 병력과 장갑차ㆍ포병 부대를 추가 배치했다. 이에 인도도 3개 보병사단 이상을 전진 배치하며 긴장이 높아지자 최근 양 측은 외교ㆍ군사 채널을 가동, 병력 퇴각 등에 대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었다.
대치 국면 해소 과정에서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두 핵보유국 간 군사적 충돌로 비화할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과 인도 간 분쟁에서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40여년 만에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양측은 더 이상의 인명피해를 막기 위해 고위급 회담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충돌의 책임을 서로에게 돌리고 있어 접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로이터 통신은 “중국과 인도는 이달 들어 열린 병력 철수 회담에서도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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