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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마스크 10매요? 저희도 모르는데” 약사회에 뿔난 약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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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마스크 10매요? 저희도 모르는데” 약사회에 뿔난 약사들

입력
2020.06.16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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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사들 “정책 변화 때마다 언론 보고 알아… 약사회는 뭐하나” 

 약사회 “뭘 알아야 약국에 미리 알려주지 않겠나” 

3월 6일 인천시 남동구의 한 약국에서 시민이 신분증을 보여주면서 공적 마스크 2매를 구입하고 있다. 인천=뉴시스
3월 6일 인천시 남동구의 한 약국에서 시민이 신분증을 보여주면서 공적 마스크 2매를 구입하고 있다. 인천=뉴시스

정부가 18일부터 공적마스크 구매 수량을 1인당 3매에서 10매로 늘리기로 했는데, 이를 두고 공적마스크를 판매하는 약사들 사이에서 불만이 확산하고 있다. 대한약사회(약사회)의 늑장 공지 때문이다. 그러나 약사회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공적마스크 10매 확대는 14일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처음 언급되기 시작했다. 15일에도 10매 확대 가능성에 대한 보도가 이어졌고, 16일 오후 1시 30분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브리핑을 통해 10매 확대를 공식화했다.

그러나 정작 공적마스크 판매의 대부분을 담당하는 현장 약사들은 언론 보도를 통해 구매 수량이 10매로 늘어난다는 사실을 알았다. 전날부터 마스크 구매 수량 문의가 이어졌지만 “잘 모르겠다”는 답만 되풀이할 수밖에 없었다. 약사회가 한발 늦은 이날 오후 2시가 넘어서야 약사들에게 공지했기 때문이다. 만 18세 이하 학생들에 한해 구매 수량을 5매로 늘렸을 때도, 마스크 5부제가 폐지됐을 때도 언론 보도를 통해 인지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매번 같은 상황이 반복되는 탓에 약사들 사이에서는 약사회를 향한 비판이 확산하고 있다. 서울 용산구 A약사는 이날 한국일보 통화에서 “저희는 공문을 받은 게 없는데 손님들이 먼저 물어보고 난 후에야 공문을 받는다. 어쩔 수 없긴 해도 답답하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서울 중구 B약사도 “뭔가 바뀔 때마다 항상 기사로 접하고 뒤늦게 공지를 접하는 상황이다. 약사회가 일을 잘 못해 많이 아쉽다”고 쓴 소리를 냈다.

일선 약국에서는 몇 달 째 이어지는 공적마스크 판매 자체에 부담을 느끼는 상황에서 늑장 공지까지 계속돼 불만이 쌓이고 있다. 이런 탓에 약사회 내부 커뮤니티에는 이달 초부터 약사들의 불만 글이 폭주하기 시작했다. 대부분 약사회의 행정을 비판하는 내용이다. “약사회가 약사들의 자존심을 깔아뭉갠다. 그 동안 약사회가 한 게 뭐냐. 공적마스크 두 번 다시 하지 말자”(조모씨), “약사회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집단이냐. 한심하다”(박모씨), “공적마스크 관련해 현장의 고통을 너무 경시하는 거 아니냐”(방모씨) 등이다.

심지어 윤모 약사는 “(공적) 마스크 업무로 약사들이 스트레스 받고 지친 지 오래다. 약사회라면 회원들의 의견을 경청해 의견을 수립하고, 회원들의 권익보호와 이익을 위해 움직여야 하는 것 아니냐”며 김대업 약사회장의 탄핵을 주장하기도 했다.

식약처는 정책 마련 과정에서 약사회의 의견은 수렴하지만, 늑장 공지는 불가피했을 거라는 입장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날 한국일보 통화에서 “약사회의 의견을 수렴하기 때문에 약사회에서 (정부가) 공적마스크 수급 상황을 조율하고 있다는 점은 사전에 인지할 수 있다”면서도 “수량 확대는 ‘마스크 수급 안정 태스크포스(TF)’에서 결정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식약처도 정책을 발표하기 직전에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약사회 측도 “매수 확대와 관련해서는 사전에 통보 받은 바가 없어 약사회도 정부가 발표한 이후에야 알 수 있다”며 “약사들에게 미리 공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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