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차단을 명분으로 대폭 축소됐던 미국과 중국 간 항공편이 주 4회로 증편된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지난 1월 주 325편이던 것에 비하면 1.2%에 불과하지만, 최근 양국 간 전방위 갈등 상황을 감안하면 일부 관계 회복의 조짐으로도 해석할 만하다.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 등은 15일(현지시간) “미중 양국이 상대국으로 가는 항공편을 각각 주 4회씩 허용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델타항공은 오는 27일부터 시애틀~인천~상하이 노선을 재개할 예정이고, 7월부터는 시애틀과 디트로이트에서 상하이로 가는 여객기도 편성된다. 유나이티드항공도 다음달 6일부터 샌프란시스코~상하이 노선의 운항을 재개한다. 중국 정부는 미국 현지에서 중국행 항공편 탑승객의 체온을 탑승 전에 측정하기로 하는 등 미국 항공사의 운항 허가 요건을 일부 변경ㆍ완화하는 데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과 중국은 코로나19 확산 책임론 등으로 최근 극한 대립을 이어왔고, 이에 따라 양국의 하늘길도 그 여파에 휘말렸다. 중국 민항국이 미국 항공사의 중국 취항 재개를 허가하지 않자 미국 교통부는 지난 3일 중국 여객기의 자국 운항을 16일부터 금지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중국 민항국은 이튿날 곧바로 “8일부터 외국 항공사의 중국 취항을 확대하겠다”고 한 발 물러섰고, 미 교통부도 이날 기존의 강경한 입장을 바꿔 중국 노선 재개를 허가한 것이다.
미국 항공사 여객기가 중국 취항을 재개하는 것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 2월부터 미국이 하늘길을 닫은지 4개월여만이다. 중국도 해외 유입 차단을 이유로 지난 3월부터 모든 외국 항공사들을 대상으로 중국행 노선을 1주일 1회 운항으로 제한해 왔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NULL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