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초반 메이저리거 출신의 외국인 타자 애런 알테어(29)의 영입 소식에 NC 팬들은 기대감에 부풀었다. 키 196㎝의 장신임에도 공ㆍ수ㆍ주 파워와 민첩성에서 동시에 높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인상적인 모습을 남겼다. 2017년 9월엔 당대 최고 투수 클레이튼 커쇼에게 빅리그 첫 피만루홈런을 선사했고 2015년 워싱턴 내셔널스전에서는 조던 짐머맨을 상대로 ‘인사이드 더 파크 그랜드슬램’이라는 진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주력도 상당히 좋아 2012년 미국 싱글A에서는 도루 25개를, 2015년 더블A와 트리플A에서도 16 도루를 기록했다. 이동욱 NC감독은 장타력과 주력을 갖춘 알테어를 당초 2번 타자로 기용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이 열리자 예상과 달랐다. 시즌 직후 15경기에서 타율 0.220(62위)에 7타점에 그쳤다. 득점 기회에서는 번번이 삼진으로 물러났는데(득점권 타율 0.200), 그렇다고 홈런(3개)이나 장타율(0.440) OPS(장타율+출루율ㆍ0.756)가 좋은 것도 아니었다. 타순은 2번에서 7~8번까지 미끄러졌다. 2년차 재비어 스크럭스, 크리스티안 베탄코트, 제이크 스몰린스키 등 최근 외인 타자에 매년 실망을 거듭했던 일부 NC팬들 사이에서는 ‘퇴출’까지 거론됐다.
이렇게 ‘미운 오리새끼’였던 알테어가 바닥을 치고 타격감을 되찾으며 눈부신 백조로 변신했다. 가장 두드러지는 부문은 타점 부문이다. 15일 현재 35타점으로 리그 타점 1위 멜 로하스(KTㆍ36점)를 바짝 추격 중이다. 특히 최근 20경기에서만 리그에서 가장 많은 28타점을 쓸어 담으며 ‘타점 기계’로 거듭났다.
타율도 최근 20경기에서 맹타(0.348)를 휘두르며 3할에 근접(0.294)했고, 홈런도 어느새 9개(5위)나 넘겼다. 장타율과 OPS, 득점권 타율 등 공격 전 부문에서 반전을 거듭하며 ‘하위 타선 여포’로 군림하고 있다.
빠른 발도 여전하다. 시즌 도루 5개(공동 6위)에 ‘호타준족’의 상징인 3루타를 3개(1위)나 때려냈다. 외야 수비에서도 빠른 발과 긴 팔을 토대로 적지 않은 호수비를 선보이고 있다.
그간 박민우-이명기로 이어지는 탄탄한 테이블세터에, ‘대타 요원’이었던 강진성까지 터지면서 상위 타선에 진입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나성범-양의지로 이어지는 NC 중심타선이 다소 흔들리면서 ‘하위 타선 탈출’ 가능성도 나온다. 알테어는 “리그 투수들에 적응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다”면서 “이호준 타격 코치와 함께 타격 자세 교정, 토스 배팅 훈련 및 루틴도 새로 바꾸면서 효과를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승률이 높은 팀(26승9패)에서 뛰어본 적이 없다. 전체적으로 팀 분위기가 좋고 재미있다”고 말했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이주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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