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부여군이 정부의 국립과학관 유치에 발벗고 나섰다.
부여군은 규암면 한국전통문화대에 국립과학관을 유치해 첨단기술을 기반으로 한 국립부여고천문과학관을 건립하겠다고 16일 밝혔다.
전국 10개 지방자치단체와 국립과학관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는 부여군은 고대 천문과학의 본산이라는 역사적 당위성을 내세우고 있다.
군은 국립과학관 유치 시 부여고천문과학관을 설립해 금동대향로 등 세계 최고 수준의 금속공예술과 동아시아를 넘나들던 뛰어난 항해술 등 백제의 과학기술을 입증하겠다는 계획이다.
삼국사기와 증보문헌비고에 따르면 백제는 독자적 방식으로 천문기상을 관측하였고 일식과 혜성 등을 관측한 기록도 58건이나 된다.
천문학과 역산학에 정통한 백제의 학자와 학승은 달력과 천문서적을 가지고 일본으로 건너가 671년 설치된 일본 최초의 물시계 제작과 시각제도 제정, 675년 천문관측대인 점성대 설립에 직접 관여한 기록이 일본서기에 남아있다.
특히 1년에 두 번 정확한 일남중(태양이 정남에 오는 때) 측정기술은 고구려와 신라보다 정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여군은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문화유산회복재단과 손잡고 우리 천문과학기술을 재조명하고 미래가치와 연결하는 국내 최초의 고천문과학관을 설립한다는 구상이다.
전문 과학관이 없는 충남도도 힘을 보탰다. 양승조 지사는 지난 10일 부여군의 고천문과학관 설립 계획에 도 차원의 적극 지원을 약속했다.
박정현 군수는 “잃어버린 선조들의 훌륭한 별자리 이야기를 되찾아 미래 세대에게 전해줘야 한다”며 “유네스코 역사문화도시이자 고대 동아시아 천문과학 문명의 메카였던 부여에 고천문과학관을 건립해 세계 천문과학을 이끌어 나갈 차세대 인재를 양성하겠다”고 말했다.
과기부는 오는 7월 국립과학관 부지를 확정하고 2021년 착공할 계획이다. 총 공사비 350억원 가운데 70%(245억원)는 국비로 지원하고 나머지 30%(105억원)는 해당 지자체가 투자를 맡는다.
이준호 기자 junh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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