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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엠, 슈퍼쥬니어 이어 방탄소년단에서 터졌다… ‘랜선 K팝’ 활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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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엠, 슈퍼쥬니어 이어 방탄소년단에서 터졌다… ‘랜선 K팝’ 활황

입력
2020.06.15 20:0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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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열린 방탄소년단의 온라인 콘서트 '방방콘' 현장. 6개의 멀티 화면 중 하나를 골라 즐길 수 있게 했다. 공연 영상 캡처
14일 열린 방탄소년단의 온라인 콘서트 '방방콘' 현장. 6개의 멀티 화면 중 하나를 골라 즐길 수 있게 했다. 공연 영상 캡처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14일 그룹 방탄소년단의 유료 온라인 콘서트로 얼마를 벌어들였을까. 이날 공연을 온라인으로 지켜본 사람만 전 세계 107개 지역 75만6,600여명이었으니 무려 250억원이 넘는다. 5만여명을 수용하는 ‘스타디움급 공연’을 15차례 치른 수준이다. 공연 시장이 활성화되어 있는 미국, 일본 같은 곳에서 찾아볼 수 없다. 콘서트가 끝난 뒤 빅히트 스스로 “코로나19 시대,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평가할 정도였다.

코로나19시대, K팝이 온라인 유료 공연이란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 내고 있다. 포인트는 첨단 기술이었다.

첫 타자는 SM엔터테인먼트였다. 네이버와 손잡고 4월 말부터 슈퍼엠을 시작으로 NCT드림, NCT127,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등의 공연을 여섯 차례에 걸쳐 온라인으로 생중계, 관객 30만명을 모았다. 잇따른 공연 취소로 갈증을 느끼던 팬들은 유료 온라인 공연으로 몰려들었다.

여기에다 온라인 공연이라 해서 그저 무관객 공연을 실시간 생중계하는 수준을 넘어서려는 노력까지 더해졌다. 화면 속에서 평면적으로 진행되는 온라인 공연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동원한 것.

방탄소년단 공연에선 한 장면을 동시에 여섯 개의 화면으로 보여주는 ‘멀티 채널 스트리밍’을 선보였다. 미국 라이브 스트리밍 솔루션 기업인 키스위 모바일과 손 잡고 선보인 기술로, 골라보고 싶은 장면을 직접 골라볼 수 있도록 했다. 화면 선택을 바꾸는 동안엔 잠시 흐름이 끊기긴 하지만, 카메라 각도 등에 따라 달라지는 화면을 통해 더 입체적 느낌을 살렸다는 평이다.

슈퍼주니어의 유료 온라인 공연' 비욘드 더 슈퍼쇼' 중 멤버 최시원이 혼합현실(MR) 연출로 등장하는 모습.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슈퍼주니어의 유료 온라인 공연' 비욘드 더 슈퍼쇼' 중 멤버 최시원이 혼합현실(MR) 연출로 등장하는 모습. SM엔터테인먼트 제공

SM은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의 장점을 섞은 혼합현실(MR) 연출을 선보였다. 슈퍼엠 멤버들이 공연 중인 무대 위로 호랑이들이 뛰어다니는가 하면, 무대가 콜로세움으로 변하는 등 색다른 시각 효과를 연출해냈다.

슈퍼주니어 공연에선 무대 밖으로 사라졌던 멤버 최시원이 12m 크기의 거인으로 등장하는 그래픽 연출을 선보였다. 오프라인 공연에 비해 부족한 현장감을 보완하기 위해 200여개의 분할 화면에다 팬들의 얼굴을 담아 공연을 함께 즐기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그 덕인지 첫 유료 온라인 공연인 슈퍼엠의 경우 관객이 7만5,000여명에 그쳤지만, 슈퍼주니어 공연은 12만여명을 기록했고, 방탄소년단은 75만명까지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규모의 경제를 통해 티켓가격이 상대적으로 싼 것도 온라인 유료 공연의 강점이다. 여러 차례에 걸친 월드 투어 대신 온라인 공연을 하는 것이니 방탄소년단 콘서트의 경우, 팬클럽 회원은 2만9,000원으로 일반 공연의 3분의 1에서 5분의 1 수준이다. 슈퍼주니어는 기본 3만3,000원에서 시작, AR관람권과 응원봉 등 다양한 결합상품을 내세워 최고 6만3,600원까지 다양하게 책정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온라인 유료공연이 성공적으로 치러지자, 유료 랜선 공연을 준비하는 기획사들도 늘고 있다. 판타지오 소속 아스트로, 큐브엔터테인먼트의 (여자)아이들은 각각 이달 28일과 내달 5일 온라인 콘서트를 연다. 2012년부터 해외에서 K팝 가수들과 함께 ‘케이콘’을 열어온 CJ ENM도 오프라인 공연 대신 20일부터 일주일간 온라인 공연 ‘케이콘택트 2020 서머’를 연다. 트와이스가 소속된 JYP엔터테인먼트, 블랙핑크의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도 유료 랜선 콘서트를 검토 중이다.

하지만 유료 온라인 콘서트 바람은 ‘부익부 빈익빈’을 더 가속화시킨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소 기획사, 인디 레이블은 온라인 공연용 플랫폼이나 중계시스템에 필요한 자본력은 물론, 흥행을 보증해줄 강력한 팬덤도 부족하다. 한 인디 레이블 대표는 “비용도 문제지만, 소규모 공연장에서 음악을 듣고자 하는 관객들의 성향상 온라인 공연에 선뜻 응하지 않을 것 같아 유료 랜선 공연은 꿈도 못 꾼다”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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