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과 이천시, 17일에서 사흘 뒤인 20일로 합의
당초 유족 측 국무총리실에 “27일로 변경” 요청
국무총리실 측, “27일은 무리, 20일 하자”제안
이천시 “유족 측이 20일 확정해 뜻 따르기로”
이천 물류창고 화재 참사로 숨진 38명의 근로자 합동영결식 일정이 당초 17일에서 사흘 뒤인 20일에 치르기로 했다. 유족들은 27일로 연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낸 반면 이천시는 예정된 17일을 고수하면서 이견을 보여왔지만 상호 조금씩 양보하기로 한 것이다.
15일 이천시와 유족 등에 따르면 화재 참사로 숨진 근로자들의 합동영결식을 오는 20일 서희청소년문화센터에서 치르기로 합의했다.
시와 유족간 한발씩 양보하면서 일정이 잡혔지만 합의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유족들은 당초 이날 오전 합동영결식 일정을 이달 17일에서 열흘 뒤인 27일로 연기하기로 했다. 이어 이 같은 내용을 국무총리실에 전달, 일정 연기를 요청한 상태다. 앞서 유족 측은 시행 및 시공사 등과 피해보상 합의가 완료됨에 따라 오는 17일 합동영결식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권 유족 대표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유족들의 합의에 따라 합동영결식을 27일로 연기하기로 한 뒤 총리실에 일정 연기를 요청한 것은 맞다”며 “하지만 총리실에서 ‘27일은 물리적으로 힘드니 20일에 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달해 와 현재 유족들과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총리실에서 날짜를 사실상 못 박은 상황이어서 우리도 일단 20일을 예정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천시는 유족들이 당초 밝힌대로 17일에 합동영결식을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유족들이 영결식 일정을 연기해 달라며 총리실에 요청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며 “총리실 측에서 현재까지 별도의 연락을 받지 못했지만 유족 측에서 먼저 20일로 결정했다고 밝혀 유족들의 뜻을 따르기로 했다”고 말했다.
앞서 유족과 이천시는 앞선 ‘6월 17일 합동영결식’ 일정을 정할 때도 이견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천시는 당초 49재 날인 오는 16일 치를 것을 제안했지만, 유족 측은 “49재는 각자 개별적으로 치른 뒤 다시 모여 영결식을 치르자”고 제안해 17일로 정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기남부경찰청 이천화재사건 수사본부는 15일 오전 중간수사결과발표를 통해 “저온창고가 있는 지하 2층 산소 용접작업 중 발생했다”며 “공기 단축을 위해 많은 인력을 투입, 병행 작업을 하는 등 공정 전반의 안전관리 수칙 미준수 등으로 큰 인명 피해가 났다”고 밝혔다.
경찰은 발주처인 한익스프레스 관계자 1명, 시공업체인 건우 3명, 감리단 2명과 협력업체 3명 등 9명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를 적용,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한익스프레스 4명, 시공사 6명, 감리단 4명, 협력업체 1명 등 15명에 대해서는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천 화재는 지난 4월 29일 오후 1시 32분쯤 이천시 모가면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신축공사 현장에서 발생했다. 이 불로 근로자 38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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