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상위 20%에 해당하는 아파트 1채의 가격이 하위 20% 7채 가격보다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년 사이 전국 저가 아파트값은 약 250만원 떨어진 반면, 고가 아파트값은 되려 1억원 넘게 오르며 부동산 시장의 자산 빈부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다.
15일 KB부동산의 월간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가격 상위 20%의 1채당 평균 가격(7억9,886만원)을 하위 20% 평균(1억860만원)으로 나눈 ‘5분위 배율’은 7.36이었다. 상위 20% 아파트의 평균 집값이 하위 20%보다 7.36배나 높다는 의미다. 이는 2010년 8월 7.40 이후 9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실제 주택가격 양극화는 계속 심화되고 있다. 아파트값 상위 20%는 전년 동월 6억9,367만원 대비해 1억519만원 상승했다. 반면 하위 20%는 같은 기간 1억1,108만원에서 248만원 떨어졌다. 2년 전인 2018년 5월과 비교하면 상위 20%는 1억7,452만원 올랐으며 하위 20%는 907만원 하락했다. 해마다 고가 아파트값은 상승하고, 저가 아파트값은 떨어지면서 가격격차가 계속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서울 초고가아파트의 가격 급등이 주요 원인이다. 지난달 서울 상위 20% 아파트값 평균은 18억320만원에 달했다. 전년 동월 15억8,260만원 대비 2억2,060만원(13.93%) 오른 값이다. 경기와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의 상위 20% 평균도 같은 기간 9억8,634만원에서 11억1,376만원으로 1억2,742만원(12.91%) 상승했다. 다만 서울은 지난달 하위 20% 아파트값 평균도 3억9,776만원에 달해, 5분위 배율은 전국 단위보다 훨씬 낮은 4.5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아파트값 양극화가 투자세력이 만든 현상이라 진단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 부동산전문위원은 "아파트가 거주공간보다는 투자재로 변질이 되면서, 가치가 높은 쪽으로 쏠림 현상이 나타나다 보니 양극화가 발생하는 것"이라며 "정부에서 초고가아파트에 대한 대출 규제와 세금 강화를 추진하고 있기에, 앞으로는 간격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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