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방역’ 지난달 8일 대비 이달 14일 기준 국내 확진자 접촉 관련 자가격리자 8배 증가
수도권에 90% 집중
‘비대면 확인’ 원칙이지만 긴급 상황엔 불가피
5,951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확진자와 접촉자로 분류돼 14일 오후 6시 기준 전국에서 자가격리 중인 사람수다. 생활방역 체계로 전환했던 지난달 8일 846명으로 뚝 떨어졌던 자가격리자수는 불과 한 달여 만에 7배가 껑충 뛰었다. 이태원 클럽을 비롯해 부천 쿠팡물류센터 그리고 건강용품 방문판매업체 리치웨이 등 수도권에서 집단감염이 연쇄적으로 이뤄진 탓이다. 15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국내 확진자 접촉 관련 자가격리자 10명 중 9명(91.4%ㆍ5,442명)이 서울, 경기, 인천에 몰려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수도권에서 급증하면서 관련 지방자치단체들이 자가격리자 관리에 진땀을 빼고 있다. 인구도 많고 인구밀도도 높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2차 대유행 우려가 커지자 자가격리 관리에 어느 때보다 고삐를 죄는 분위기다.
서울 소재 A구청 팀장 김모씨는 요즘 1주일에 2~3회씩 꼭 자가격리 현장 점검에 나선다. 김씨가 맡은 자가격리자는 2명. 오전, 오후 하루에 두 번씩 매일 전화를 해 자가격리 여부를 유선으로 확인하지만, 불시에 집을 찾아가 자가격리 상태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게 그의 코로나19 대응 주요 업무다.
감염 위험 대상인 자가격리자를 통한 2차 감염을 막기 위한 현장 점검반의 노력은 눈물겹다. 접촉을 최소화하면서 자가격리자가 집에 머무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베란다를 자가격리 확인 기지로 쓰기도 한다. 김씨는 “아파트에 사는 자가격리자에게 양해를 구해 베란다에 나와 달라고 한 뒤 전화로 ‘손을 흔들어 달라’고 하고 반응을 보며 본인 여부와 자가격리 상태 등을 점검한다”며 “새 자가격리자를 맡을 때마다 베란다가 있는지 등을 확인한다”고 말했다.
자가격리 확인은 비대면이 원칙이지만, 베란다가 없거나 자가격리자 안전보호 애플리케이션 이탈 고지 등 긴급 상황일 때는 자가격리자 집 문 앞에서 직접 얼굴을 확인해야 한다.
B보건소 직원 이모씨는 “자가격리자에게 마스크를 쓰고 문을 살짝 열어 잠시 얼굴만 보여줄 수 있느냐고 요청한다”며 “1~2m 떨어져 자가격리자 얼굴을 보거나현관을 사이에 두고 전화를 해 집 체류 여부 등을 확인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C구청 직원 정모씨는 “해외 입국자의 경우 시차 적응이 안 됐을 때 오전에 전화하면 예민하다”며 “자가격리 여부를 전화로 체크할 때 아무래도 분위기가 경직돼 요즘엔 ‘미스터 트롯’ 톱7 얘기하면서 날 선 분위기를 누그러뜨린다”고 자가격리자 관리 뒷얘기를 들려줬다.
해외 입국자를 포함한 자가격리자수는 총 3만654명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자가격리조치 위반 등으로 수사를 받은 자가격리자는 이날까지 415명으로, 이중 248명이 기소됐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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