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중순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던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하면서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이들 대부분이 펑타이(豊臺)구 신파디(新發地) 도매 시장과 관련이 있는데다 이 시장 상인 대상 전수 핵산검사에서 양성 반응자가 쏟아져 나와 시 당국은 시장을 즉각 폐쇄했다. 일부에서는 시장 연계 코로나19 급증이 코로나19가 최초 발생한 후베이성 우한의 초기 단계와 비슷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지난 13일 하루 동안 베이징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6명 나왔다고 14일 밝혔다. 베이징에서는 지난 11일 57일 만에 신규 확진자 1명이 나온 데 이어 12일에는 확진자 6명이 발생했었다.
이들 중 대다수는 신파디 시장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확진자 6명은 신파디 시장에서 근무하는 직원 3명과 방문 고객 1명, 시장에서 7㎞ 가량 떨어진 중국 육류연구센터 직원 2명이라고 베이징 보건당국은 밝혔다. 이 연구센터 직원들도 신파디 시장을 방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확진 판정을 받았던 시청(西城)구 주민은 최근 베이징을 벗어나거나 외지인을 만난 적도 없어 감염경로가 오리무중인 상태로, 신파디 시장을 방문한 이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베이징시는 13일 오전 신파디 시장을 폐쇄하고 방역을 실시했다. 육류와 해산물 코너는 이보다 앞서 이미 문을 닫았다.
이와 관련해 우한 화중과학대 퉁지의학대학의 공중보건 전문가 펑잔춘 교수는 “신파디 시장 관련 확진 사례와 무증상 감염자가 발생한 검사 결과는 코로나19가 지역사회에 퍼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런 상황은 우한에서 발생 초기 화난수산물시장에서 처음 감염이 보고된 뒤 나중에 시내 전역으로 확산된 것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당장 통제할 수 없다면 베이징의 인구밀도가 높아 단기간에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베이징에서는 스포츠 행사가 전면 중단되고 베이징으로의 관광 단체여행도 금지됐다. 15일로 예정됐던 초등학교 1∼3학년의 등교 재개도 보류됐다. 이번 감염은 베이징이 ‘중대 돌발 공공위생 사건 대응 수준’을 2급에서 3급으로 낮춘 지 일주일도 안 돼 발생했다. 베이징은 지난 6일부터 지역사회에서 체온 검사를 하지 않고, 주택단지 출입구를 적절히 개방하도록 하는 등 통제 수준을 완화한 바 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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