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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명품 수트를 입은 연주자’ 마세라티 ‘기블리 그란루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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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명품 수트를 입은 연주자’ 마세라티 ‘기블리 그란루쏘’

입력
2020.06.1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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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세라티 '기블리 그란루소'. FMK 제공
마세라티 '기블리 그란루소'. FMK 제공

이탈리아는 명품으로 유명한 나라다. 오래 전부터 가죽공예, 바느질이 발달했고, 현재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비단 패션, 잡화 분야에서만이 아니다. 자동차의 경우 독일, 영국, 프랑스 등 다른 유럽 국가 차량과는 다른 특징을 자랑한다. 특히 106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마세라티는 슈퍼카와 럭셔리카의 매력을 동시에 뿜어낸다.

그런 마세라티를 대중들에게 널리 전파한 차량은 ‘기블리’다. 2013년 상하이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된 현 세대 기블리는 국내 시장에 2014년 상륙했다. 2015년 이후 매년 1,000대 이상 판매되며 마세라티라는 브랜드를 국내 소비자들에게 알린 '1등공신'이다. 2017년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를 거친 ‘뉴 기블리’는 눈매와 디자인 곳곳을 수정해 더욱 완벽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최근 뉴 기블리 그란루소를 타고 부산 해운대 일대를 시승했다. 이번 시승은 구불구불한 구간이 많은 부산 시내도로와 광안대교, 고속화도로 등을 모두 달리며 기블리의 다양한 주행 성능을 알아볼 수 있었다.

마세라티 '기블리 그란루소'. FMK 제공
마세라티 '기블리 그란루소'. FMK 제공

기블리 그란루소는 럭셔리 감성과 안락함을 강조한 모델로, 크롬으로 마감된 프론트 범퍼가 세단의 고급스러움과 세련미를 한층 끌어 올렸다. 라디에이터 그릴이 마세라티의 삼지창 엠블럼을 품어 우아한 인상의 범퍼와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다. 눈부심 현상을 방지하는 풀 LED 어댑티브 매트릭스 헤드라이트는 주행 속도와 주변 조건에 따라 상ㆍ하향등을 조절하는 안전성을 보장할 뿐 아니라 고급스럽고 강한 인상을 각인시켰다.

옆모습은 프레임리스 도어와 근육질 라인이 강조된 후미가 어우러져 독특한 쿠페룩을 연출했다. 또 전통적인 세타 마세라티 로고를 포함한 마세라티만의 독특한 C필러 처리를 유지했다. 후면부는 기존 모델과 비슷하게 심플하지만 당당한 느낌을 연출했다.

외관은 세련된 느낌이 강했다면, 실내는 ‘클래식’ 그 자체였다. 요즘 실내 트렌드인 ‘최첨단’ 느낌은 아니지만, 이탈리아 명품 비스포크(맞춤정장) 브랜드인 ‘에르메네질도 제냐’와의 협업으로 만들어낸 ‘럭셔리’한 분위기가 강하게 풍겼다. 제냐의 ‘멀버리 실크’와 이탈리아 최고급 가죽 ‘폴트로나 프라우’가 적용된 실내 곳곳은 고급스러운 수트와 구두의 조합을 연상시켰다.

마세라티 '기블리 그란루소' 인테리어. FMK 제공
마세라티 '기블리 그란루소' 인테리어. FMK 제공

기블리의 진면목은 주행에 있다. 기블리 그란루소는 최고출력 350마력, 최대토크 51㎏.m의 힘을 내는 V6 3.0 가솔린 엔진을 장착하고 있다. ZF 8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5.5초 만에 도달한다. 최고 속도는 시속 267㎞에 달한다. 실제 주행에서 느껴지는 속도감은 수치가 알려주는 것보다 훨씬 짜릿했다. 그 이유는 마세라티 특유의 ‘배기음’ 덕분이다.

마세라티는 배기음 조율을 위해 엔진사운드 디자인 엔지니어, 튜닝 전문가, 피아니스트, 작곡가 등을 모시고 작업한다. 2012년부터는 일본 시즈오카에 이는 사운드디자인라보합동회사, 주오대 음향시스템 연구실과 함께 ‘엔진음 쾌적화 프로젝트’를 진행해오고 있다. 그런 노력 덕분일까. 기블리 역시 시동을 걸 때, 액셀레이터를 밟을 때 가슴을 때리는 ‘울림’을 전했다.

기블리의 매력은 직선도로보다 와인딩 코스에서 드러났다. 구불구불한 언덕길을 오르내릴 때 아찔하면서도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했다. 이는 전륜 더블 위시본 시스템과 후륜 멀티링크 시스템을 적용하고, 전·후륜 모두 노면 조건에 따라 지속적으로 댐핑력을 변동시키는 최신 버전의 스포츠 스카이훅 전자제어식 서스펜션을 장착한 덕분이다. 특히 스포츠 스카이훅 서스펜션 시스템은 4개의 바퀴에 장착된 가속 센서를 통해 주행스타일과 도로상태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ECU에 전달해 댐핑을 조절했다.

마세라티 '기블리 그란루소'. FMK 제공
마세라티 '기블리 그란루소'. FMK 제공

이번 시승을 마치고 마세라티라는 브랜드, 기블리라는 차량에 대한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다른 브랜드들은 자율주행에 근접해지는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커넥티비티 시스템을 앞세워 차량의 가치를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마세라티는 그런 기능보다 전통적인 ‘자동차’의 매력을 알게 해줬다. 마세라티 기블리 그란루소의 국내 판매 가격은 1억2,800만원이다. 럭셔리하면서 스포티한 주행을 원하는 일상적인 자동차를 원하는 소비자라면 지갑을 열어볼 만하지 않을까.

부산=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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