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12일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상임위원장 18석을 모두 가져간다면 “21대 국회를 망치는 결정이고, 국회를 파탄 내는 결정”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파기됐다고 지적한 ‘가합의’ 혹은 ‘잠정합의’는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은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인터뷰에서 “잠정합의, 가합의를 하면 보통 서명을 해서 가는데 이번엔 전혀 다른 경우였다”며 “도대체 어떤 조건인지 듣고 우리 의원총회에 가서 말이라도 해보겠다는 것이 전부였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21대 국회 전반기 원 구성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김영진 민주당 총괄원내수석부대표는 “양당 원내수석부대표가 어렵게 마련한 ‘일하는 국회’ 가합의안을 미래통합당이 거부했다”며 “지지부진한 협상에 더 이상 매달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제안은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을 포함한 11석을, 통합당이 예결위원장ㆍ정무위원장ㆍ국토교통위원장ㆍ환경노동위원장을 포함한 7석을 맡는 내용이다. 이에 통합당은 가합의 자체가 존재한 바 없다고 반발했다.
주 원내대표는 “늘 제1야당이 해 오던 법사위원장을 공식적으로 양보하는 협상은 제가 할 권한이 없다”며 “의장을 제1당이 하면 법사위원장은 제1야당이 하는 게 30년 째 굳어진 것”이라고 했다. 또 “국회 자체의 견제와 균형이 작동하려면 의장과 법사위원장은 당을 달리해야만 작동이 된다”며 “지금 176석의 여당이 법사위원장을 차지하면 한국적 상황에서는 국회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처음부터 ‘우리는 176석이고 이것이 민의이기 때문에 당신들 협조 없이도 모든 상임위를 다 가져갈 수 있고 법사위도 당연히 가져간다’는 입장을 바꾼 적이 없다”며 “(그래서) 제가 어느 자리에서 협상이 아니라 협박만 있었다고 주장했다”고 했다.
앞으로의 협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변동 없이는 의미가 없다"며 "지금 이 아무 변동 없는 모임을 서너차례 하고 있다”고 회의론을 내비쳤다.
앞서 이날 제 21대 국회 원구성은 여야 합의 실패로 또다시 연기됐다. 국회는 12일 본회의를 열었지만 이날 회의에는 민주당을 비롯해 정의당 등 군소정당만이 참여했다. 통합당은 여당의 강행 시도에 회의를 보이콧했고,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만 항의 발언을 위해 참석했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의장으로서 여야 합의를 마지막으로 촉구하기 위해 3일간 시간을 드리겠다”며 산회를 선포했다.
김혜영 기자 sh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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