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한국 경제가 회복기에 들어설 때까지 금리 인하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2022년까지 제로(0)금리를 이어가겠다고 언급한 데 이어 우리나라도 당분간 초저금리 상황이 계속될 전망이다.
이 총재는 12일 한은 창립 70주년 기념사에서 “통화정책은 우리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될 때까지 완화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인 0.5%까지 내려온 가운데, 한은이 당분간 이 같은 완화기조 유지를 시사한 것이다. 이는 전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현 시점에서 금리 인상에 대해 생각조차 안하고 있다”며 2022년까지 제로금리를 지속하겠다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 총재는 또 “금융시장 안정과 원활한 신용 흐름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할 때는 금리 이외의 정책수단도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가 더욱 악화할 경우 추가 금리 인하보다는 국채 매입 등으로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중앙은행 역할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도 던졌다. 그는 “코로나19 위기에서 중앙은행의 역할 범위가 과연 어디까지 확대될 수 있느냐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크라이시스(위기) 파이터’로서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고 했다. 이어 “중앙은행의 준(準)재정적 역할에 대한 요구를 어디까지 수용할지, 그 정당성은 어떻게 확보할지, 중앙은행의 시장개입 원칙을 어떻게 정립할 것인지에 대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1948년 정부수립 직후 근대 금융제도를 확립하고 통화신용정책을 중립ㆍ민주적으로 집행하기 위해 1950년 6월 12일 창립됐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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