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 안에 품절되는 마스크, 업체 관계자 “엄마들에 기회 주려고 했는데”
유명 어린이 마스크 업체가 온라인 판매 중 고객에게 주민등록등본을 요구했다가 일부 고객의 정보가 유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어린이 마스크로 유명한 업체 A사는 11일 주문서를 작성한 소비자에 한해 추첨으로 마스크를 판매하는 온라인 판매를 진행했다. 이 온라인 판매는 2011년생 이후 출생한 자녀가 있는 가정에만 마스크를 판매하는 방식으로, 업체는 구매자와 아이의 관계, 아이의 이름과 생년월일을 확인하기 위해 주민번호 뒷자리를 가린 등본을 요구했다.
이에 고객들은 마스크 구매를 위해 등본을 첨부한 주문서를 작성했다. 하지만 주문서 작성을 완료한 고객들이 5~10분 동안 다른 고객의 등본 정보를 볼 수 있게 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특히 주문서 작성시 주민번호 뒷자리를 가리지 않고 그대로 올린 고객들도 일부 있어 유출 논란은 커졌다.
A사 측은 정보 유출을 알아차린 이날 밤 고객들의 주문서를 모두 파기ㆍ삭제 조치했다. 또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려 “고객님의 불안한 마음 상태와 피해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 드리며 진실로 꾸준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추가적으로 한국인터넷진흥원을 통해 절차를 밟고 있으며 최대한 빠르게 상황에 대해 수습하려 노력하고 있다”며 “혹시라도 2차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 피해 상황에 대해 고객님께 적극적으로 협조와 도움을 드릴 것을 약속 드린다”고 전했다.
A사 측은 12일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온라인 판매 중 등본을 요구한 이유를 해명했다. 업체 관계자는 “그 동안 자동 실행 프로그램인 ‘매크로’를 이용한 주문에 시달리고 있었다”며 “마스크를 3만원에 사서 9만원에 되파는 이들도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등본으로 아기가 있는 가정인 것을 확인하면 ‘매크로를 이용한 되팔이는 막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시도한 건데 결과가 이렇게 돼서 죄송하다”고 전했다.
A사에 따르면 그 동안 자동주문 프로그램을 이용한 대량 주문으로 실제 마스크가 필요한 가정에 제품이 돌아가지 못한 경우가 많아, 이를 막기 위해 등본을 첨부한 가정에 한해 추첨 방식으로 마스크를 제공할 계획을 세운 것이다. 해당 마스크는 다양한 색깔과 편한 착용감 등으로 입소문이 나 1분 안에 모두 품절되는 등 학부모들 사이에서 구하기 어려운 제품으로 유명하다.
A사 관계자는 “어른 마스크면 신경을 그나마 덜 썼을 텐데 어머니들이 ‘우리 아기가 이 마스크만 쓰려고 하는데 애 보느라 시간도 없고, 손도 느리고 엄마들에게도 기회를 줬으면 좋겠다’는 글을 보내셨다”며 “그걸 보고 저희도 실제 엄마들에게 기회를 드리기 위해 이번 판매를 준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정보가 유출된 고객 리스트를 파악했고, 이분들께 어떻게 연락을 드릴지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업체 측은 추후 진행 상황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할 예정이다.
박민정 기자 mjm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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