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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첫째 용서한 나를 칭찬해” ‘창녕 학대’ 친모가 올린 게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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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첫째 용서한 나를 칭찬해” ‘창녕 학대’ 친모가 올린 게시글

입력
2020.06.12 11:25
수정
2020.06.12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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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쓴 것으로 추측되는 지역 맘카페 글 퍼져

친모, 학대 피해 아동 두고 “큰 잘못 저질렀다”

초등학생 딸(9)을 학대한 친모가 지역 맘카페에 직접 쓴 것으로 알려진 게시글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경남 창녕에서 발생한 이른바 9세 어린이 학대 사건의 가해자인 친모가 지역 맘카페에 올린 것으로 보이는 게시글이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됐다.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이의 손을 달군 프라이팬에 지지는 등 무자비하게 학대한 모습과는 다르게 자녀들에 대한 애정이 묻어나는 모습이 대부분이었다.

12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부모로부터 학대 피해를 당한 A어린이의 친모(27)가 올해 1월부터 한 지역 맘카페에 직접 썼다는 게시글들이 일파만파 퍼졌다. 해당 지역에 1월 이사를 갔고, 사진에 보이는 집 구조, 아이가 넷이라는 점과 나이 등을 바탕으로 작성자를 추측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 부모는 4명의 아이를 기르고 있으며 이중 첫째인 A어린이만 아버지가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A어린이의 친모는 본인과 자녀들의 일상을 공유하는 내용을 주로 올렸다. 다만 첫째인 A어린이가 ‘아주 큰 잘못’을 저질렀다는 글도 있었다. 그는 ‘첫째를 용서한 것을 칭찬해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며칠 전 첫째가 3가지의 아주 큰 잘못을 저질렀다”며 “피해자는 아빠, 엄마, 동생 두 명”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것 때문에 너무 화가 나 첫째랑 말도 안 하고 냉전 상태로 지냈는데 오늘 둘째, 셋째가 ‘언니 한번만 용서해 주세요’라고 해서 마지막 약속하고 용서해줬다”고 덧붙였다.

A어린이의 친모는 “앞으로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없길 바란다면서 있는 힘껏 첫째를 안아줬는데, 첫째를 사랑하는 법을 잊어버린 게 아니란 걸 실감했다”면서도 “아주 아주 정말 큰 잘못인데 이렇게 쉽게 용서하는 게 잘하는 짓인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계부와 친모로부터 가혹한 학대를 당한 9살 피해 초등학생 거주지인 경남 창녕군 한 빌라 11일 모습. 학대 피해 학생은 지난달 29일 자신의 베란다(오른쪽 큰 붉은 선)에서 난간을 통해 옆집(왼쪽 작은 선)으로 넘어갔다. 창녕=연합뉴스

또 다른 게시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외출이 어려운 자녀들과 함께 발코니에서 비누방울 놀이를 하거나, 식사로 김밥이나 전을 만드는 사진 등이었다. 흔히 볼 수 있는 일상이지만 쇠사슬에 목이 묶인 채 발코니에서 생활했던 A어린이가 당한 고문에 가까운 학대를 떠올리면 쉽게 보아 넘길 수 없는 장면들이다. A어린이는 지난달 29일 발코니 난간을 통해 탈출, 맨발의 잠옷 차림으로 도로를 뛰어가다 주민에 의해 발견됐다.

해당 글들이 A어린이의 친모가 쓴 것으로 알려지자 누리꾼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온라인의 글만 보면 정말 멀쩡하고 정상적인 가정처럼 보이는데 그런 학대가 있었다니 믿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첫째가 겨우 9살인데 얼마나 큰 잘못을 저질렀다고 그런 짓을 하나”라며 “부모 자격 없는 인간들”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법원의 임시보호명령에 따라 A어린이는 앞으로 쉼터에서 보호받게 된다. 의붓동생 3명도 정신적 학대 우려로 현재 시설에서 지내고 있으나, 이들의 부모는 이 같은 임시보호명령에 저항해 자해ㆍ투신하려다 응급 입원했다. 경찰은 이들의 상태가 안정되면 관련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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