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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단체장에게 듣는다] “우이선 타고 3ㆍ1운동 찍고 4ㆍ19혁명… 역사문화관광벨트 완성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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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단체장에게 듣는다] “우이선 타고 3ㆍ1운동 찍고 4ㆍ19혁명… 역사문화관광벨트 완성하겠다”

입력
2020.06.12 04:3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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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겸수 강북구청장

[저작권 한국일보] 박겸수 서울 강북구청장이 10일 오전 구청 집무실에서 본보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 박겸수 서울 강북구청장이 10일 오전 구청 집무실에서 본보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20여년전 서울시의원 때 우이신설선 노선을 긋고, 세월이 흘러 구청장이 돼 테이프 커팅까지 한 점이 강북구민들께 기여한 가장 큰 자부심입니다.”

2009년 착공해 우여곡절 끝에 2017년 9월에야 운행을 시작한 서울 시내 첫 경전철, 우이신설선은 박겸수(61) 강북구청장이 빚어낸 역작이다. 강북구는 ‘강남’ 지역에 비해 개발이 뒤처진 한강 이북 ‘강북’에서도 대표적으로 낙후된 지역으로 꼽힌다. 우이신설선 개통 전까지만 해도 강북구를 가로지르는 지하철은 4호선 3개역(미아사거리ㆍ미아ㆍ수유역) 뿐이었다.

우이신설선 개통은 역사문화관광벨트 조성으로 새 도약을 꿈꾸는 강북구에 날개를 달아줬다. 북한산과 3ㆍ1운동 발상지 ‘봉황각’, 민주화 성지인 국립4ㆍ19민주묘지, 순국ㆍ애국지사 16위 묘역, 근현대사기념관 등 역사문화 자원을 한 걸음에 꿸 수 있게 해준다.

박 구청장은 10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역민의 숙원사업이던 우이신설선이 뚫리면서 인근 역세권 개발은 물론 접근성이 좋아진 북한산을 비롯한 지역 역사문화관광벨트 조성의 기반이 마련됐다”며 “향후 소비 수요와 문화ㆍ관광 수요가 더해지면 서울 동북부의 자족거점도시로 우뚝 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은 임기를 역사문화관광도시 완성에 바칠 계획이다. 엄혹한 전두환 정권 시절 민주화추진협의회 활동으로 1986년 광주에서 상경한 박 구청장은 마침 수유동에 있던 친척집에 신세를 지면서 강북구에 뿌리내렸다. 2010년부터 내리 3선째 구청장을 지내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저작권한국일보] 강북구 역사문화관광벨트
[저작권한국일보] 강북구 역사문화관광벨트

_다른 자치구에 비해 개발이 지체됐다.

“구 전체면적의 60%가 공원녹지다. 개발이 제한된 손도 못 대는 숲이다. 나머지도 일반주거지역으로 개발할 유휴지조차 마련하기 어렵다. 그러다보니 천혜의 자연환경 북한산과 봉황각, 국립4ㆍ19민주묘지, 순국ㆍ애국지사 16위 묘역 등 우리 고장이 간직한 역사문화관광 자원에 눈을 돌리게 됐다. 역사문화관광벨트 사업을 추진하게 된 배경이다. 지역 자원의 새로운 가치 창출을 통해 지역 발전 원동력으로 삼아 강북구가 살아있는 역사교육 장소이자 관광명소로 지역사회 개발의 새로운 성공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_역사문화 자원이 있는 다른 자치구와 차별점은 뭔가.

“광화문, 경복궁 같은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자원들은 어디까지나 왕조나 지배층 양반의 문화인데 반해 강북구에는 격동기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진정한 백성문화가 오롯이 녹아있다. 순국ㆍ애국지사 16명의 묘역이 있는데 한 분 한 분 다 기념관급인 거물이다. 헌법 전문에 계승해야 할 역사로 언급된 3ㆍ1운동 발상지와 4ㆍ19혁명의 살아있는 역사가 강북구에 다 있다. 올해 1단계 공사 완료를 눈 앞에 둔 가족캠핑장까지 조성되면 하루는 역사문화 자원을 탐방하고 캠핑장에서 숙박을 한 뒤 다음날 북한산에 올라 자연을 만끽하는 1박 2일 역사문화관광코스가 완성된다.”

[저작권 한국일보] 박겸수 서울 강북구청장이 10일 오전 구청 집무실에서 본보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 박겸수 서울 강북구청장이 10일 오전 구청 집무실에서 본보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_지역 개발에 우이신설선은 어떻게 활용되나.

“우이동에서 신설동까지 버스로 50분이 걸렸는데 이젠 도심으로 출퇴근 시간이 30분 이상 단축됐다. 북한산, 가족캠핑장을 비롯한 역사문화관광자원으로의 접근성도 좋아졌다. 더 많은 방문객이 찾아오면서 지역상권 활성화를 위한 기초가 다져졌다. 여기에 맞춰 경전철 역세권 활성화를 위한 지구단위계획을 수립 중이다. 삼양로 일대 역세권 활성화로 북한산 주변 지역 발전 미래상을 구체화하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준주거지역으로의 용도지역 상향과 건폐율 완화 방안이 포함돼 있다. 삼양로 일대 역세권 개발로 창출되는 소비 수요에 북한산 역사 문화관광벨트 조성에 따른 문화ㆍ관광수요까지 더해지면 서울 동북부의 자족거점 도시, 신성장 중심도시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다.”

_최근 강북구 한 아파트에서 주민에게 폭행당한 경비원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

“제도뿐 아니라 노동인권 개선을 위한 의식 변화가 동반돼야 한다는 관점에서 ‘경비원 근무환경 개선 종합대책’을 마련했다. 아파트 입주민도 사용자로 간주해 ‘직장 내 괴롭힘 금지’ 조항에 따라 경비원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과 경비근로자 인권 침해 사례가 발생하면 관리소장은 보호조치를 취하고, 관할 감독 관청에 의무적으로 신고해야 하는 내용의 공동주택관리법 개정안을 서울 시내 25개 구청장 공동명의로 결의했다. 관내 공동주택 60곳 전체 대상 경비원 노동환경 긴급 실태조사 중이다. 결과는 근무환경 개선과 제도 수립, 인식 개선을 위한 기초자료로 쓸 예정이다.”

[저작권 한국일보] 박겸수 서울 강북구청장이 10일 오전 구청 집무실에서 본보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 박겸수 서울 강북구청장이 10일 오전 구청 집무실에서 본보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_코로나19 여파로 올해 4ㆍ19혁명 60주년 기념행사가 연기됐다.

“60주년을 기념하지 않고 넘기기엔 너무 안타까워서 당초 4월 예정이던 4ㆍ19혁명 국민문화제를 9월에 진행하는 것으로 논의 중이다. 4ㆍ19혁명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도 2017년 문화재청이 등재 신청 대상으로 선정한 이후 멈춰선 상태다. 정부의 힘과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4ㆍ19혁명 60주년 기념사에서 세계기록유산 등재 추진 의지를 밝혔다. 세계기록유산 최종 등재를 위한 하나의 변곡점이 되기를 바란다.”

_최근 수도권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는 가운데 강북구는 비교적 ‘청정지역’이다.

“1월 24일 서울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이래 마지막까지 버티다 3월 4일에서야 우리 구에서 첫 환자가 나왔다. 현재 20명(11일 오전 기준 서울시 전체 1,048명) 정도인데 지역사회 감염이 아니라 밖에서 옮아온 경우가 대부분이다. 13개동에서 행정 차량이 돌아다니며 마스크 착용 안내 방송을 하고 있다.”

진행=박석원 지역사회부장

정리=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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