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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타 요원→리그 1위 타자로… 강진성 “마지막 연습경기에서 바꾼 타격 자세가 신의 한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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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타 요원→리그 1위 타자로… 강진성 “마지막 연습경기에서 바꾼 타격 자세가 신의 한 수”

입력
2020.06.11 17:0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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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강진성. NC 제공
NC 강진성. NC 제공

KBO리그에 ‘깡 신드롬’을 전파 중인 강진성(27ㆍNC)은 지난 5일 정규타석을 채우면서 그 동안 부동의 타격 1위를 지키던 페르난데스(두산)를 제치고 타격 순위 1위로 올라섰다. 그리고 10일 현재까지도 타율 0.437로 리그 1위다. 또 장타율 OPS 득점권 타율(0.600) 등 공격 대부분에서 리그 1위를 점령했다. 타점은 전 경기 출전하지도 않았는데 리그 4위(29타점)다. 시즌 대타 타율은 무시무시한 ‘전설의 10할 타자’(4타수 4안타 3홈런 8타점)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 동안 타율 0.253(194타석 49안타)에 홈런 3개가 전부였던 강진성이다. 1군과 2군을 오가던 그가 이제는 리그 1위 팀의 당당한 4번 타자로도 출전 중인 것이다. 강진성은 11일 본보와 전화 통화에서 “요즘 꿈을 꾸는 것만 같다. 매 경기 즐겁게 야구하고 있다”라며 웃었다.

야구인생 대반전의 이유에 대해 강진성은 타격폼 수정을 가장 먼저 꼽았다. 야구를 처음 배웠을 때부터 고수해 오던 ‘레그 킥’을 버리고 ‘노 스텝’으로 타격 자세를 변경한 것이 제대로 맞아떨어졌다. 강진성은 “올 시즌 연습 경기 마지막 날 자세를 바꿨다”면서 “처음 해보는 자세인데도 바로 적응이 됐다. 스스로도 희한할 정도였다”라고 말했다. 심리적으로도 변화가 있었다. 그는 “예전엔 어떻게든 보여줘야겠다는 욕심을 많이 냈다”면서 “요즘은 가볍게 하자는 생각으로 마음을 비우고 야구장에 출근하니 더 좋은 성적이 난다”라고 말했다.

2012년 NC 입단 이후 무려 8년간 무명 시절을 보냈다. 9시즌째인 올 시즌을 앞두고도 강진성은 주전이 아니었다. 그래서 “올해가 마지막이다”라는 생각이었다고 한다. 아버지(강광회 KBO심판)도 “정 힘들어 올 시즌도 어려우면 짐 싸서 서울로 올라오라”고 권했다고 한다. 강진성은 “지도자 공부나 심판 수업 등 다른 길을 모색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NC 강진성. NC 제공
NC 강진성. NC 제공

강진성은 그간 “타격에는 재능이 있지만 수비 포지션이 마땅치 않다”라는 평가를 받으며 자리를 잡지 못했다. 실제로 경찰야구단 시절에도 선수들 가운데 강진성의 장비 가방이 가장 무거웠다고 한다. 1루수용 미트와 3루수 글러브, 외야 글러브, 여기에 포수 미트까지 4종류의 글러브를 모두 갖고 다녔기 때문이다. 확실한 수비 위치가 없었던 데서 비롯된 일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약점으로 꼽혔던 수비도 안정세다. 우익수로 나선 지난달 29일 삼성전에서는 슈퍼 캐치를 선보이며 상대 벤치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최근에는 꾸준히 1루수로 출전, ‘다리 찢기’로 어려운 송구를 잡아내며 팬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강진성은 “어렸을 때부터 햄스트링 등 유연성이 좋은 편이었다. 남들은 부상 우려 때문에 (다리찢기를) 조심하는 편인데 전 아무렇지 않다”면서 “공을 잘 잡으려다 보니 자연스럽게 찢어지는 것이다. 걱정 안 하셔도 된다”며 웃었다.

NC 강진성. NC 제공
NC 강진성. NC 제공

‘1일 1깡’이라는 별명도 생겼다. 강진성의 맹활약과 함께 가수 ‘비’의 뮤직비디오 ‘깡’이 인기를 얻으면서 강진성의 성이 결합돼 만들어진 야구 유행어다. 강진성이 결정적인 역할을 할 때마다 팬들은 “1일 1깡 했다” “이제는 1일 2깡 해야 한다”는 말을 쏟아내고 있다. 강진성은 올 시즌 개인 목표로 두 자릿수 홈런을 꼽았다. 벌써 7개를 넘긴 점을 고려하면 지나치게 겸손한 목표다. ‘진짜 속내를 말해 달라’고 재촉하자 그는 “지금 타격 컨디션이 좋은 건 맞지만 이를 꾸준하게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면서 “큰 욕심 내지 않고 작은 목표부터 달성한 뒤 다음 목표를 생각해 보겠다”며 웃었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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