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 차관보 UAE 방문, 기업인 패스트트랙 등 논의 예정
3월 정은보 방위비협상 대사 미국 방문 후 첫 당국자 출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자취를 감췄던 대면 외교 활동이 87일 만에 재개된다.
외교부는 김건 차관보가 13~15일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11일 밝혔다. 코로나19로 외교 활동을 위한 인적 교류가 제한된 이후 고위 외교 당국자로서는 첫 출장이다. 현지 코로나19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신속대응팀을 제외하고, 외교부 소속 공무원의 해외 출장은 지난 3월 17일 정은보 한미 방위비협상 대사의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방문이 마지막이었다.
김 차관보 출장의 가장 큰 목적은 양국 기업인들의 입국을 원활히 할 수 있는 신속입국(패스트트랙) 제도 마련이다. 또한 △한국인 현장 근로자에 대한 방역조치 강화 방안 △올해로 40주년을 맞은 양국 수교 기념 협력 △양국간 보건・농업・과학기술 협력 확대를 비롯한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 발전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출장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끊기다시피 한 대면 외교를 다시 시작한다는 의의도 있다. 외교부 실무자들은 그 동안 전화ㆍ화상회의나 이메일을 통해 상대국 카운터파트와 소통해 왔다. 외교부 당국자는 “기업인들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예외입국 제대를 통해 경제활동을 이어가듯이 외교에서도 중요한 대면외교를 조심스럽게 해나가려는 노력이 처음 이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직도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심각한 상황인 만큼 외교부는 방역에 특히 주의를 기울였다. 이번 출장은 10일 외교부 인사 5인과 보건전문가 등 자문위원 2인이 참여한 국외출장 심의위원회에서 결정됐다. 양국관계, 접수국의 기대, 현안 사항, 방역 계획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했다고 외교부는 설명했다. 출장단 규모도 차관보 외 실무직원 한 명으로 최소로 꾸렸다.
3월 LA를 방문했던 정은보 대사는 출장 후 2주간 자가격리를 했었지만 이번에는 격리를 면제 받는다. 단 공항에서 PCR 검사를 진행해 음성이 나올 경우다. 정부는 중대본 차원에서 5월부터 ‘격리면제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장례식 참석 등 인도적 사유나, 정부 활동 상 꼭 필요한 출장으로 인정되면 공항에서 PCR 검사 후 능동감시 하에서 격리를 면제받을 수 있는 제도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번 방문을 계기로 향후 필수적인 대면 외교활동을 위한 인적 교류를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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