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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서울시ㆍ경기도, 외국인 주민에게 재난지원금 지급 않는 건 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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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서울시ㆍ경기도, 외국인 주민에게 재난지원금 지급 않는 건 차별”

입력
2020.06.11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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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6일 이주공동행동, 이주노조 등 이주노동자 단체와 민주노총 회원들이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코로나 19 사각지대에 놓인 이주민 보호와 노동권 보장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월 26일 이주공동행동, 이주노조 등 이주노동자 단체와 민주노총 회원들이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코로나 19 사각지대에 놓인 이주민 보호와 노동권 보장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각 지방자치단체가 지급하는 긴급재난지원금을 외국인 주민에게는 주지 않는 방침은 부당하다는 국가인권위원회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를 상대로 재난긴급지원금 정책에서 외국인 주민이 배제되지 않도록 관련 대책을 개선하라고 권고했다고 11일 밝혔다.

이주인권단체인 ‘이주공동행동’ 등 관계자들은 지난 4월 초 재난긴급지원금 대상에서 이주민들을 제외한 것은 차별행위 및 인권침해라고 주장하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외국인에게 방역 조치 준수 의무를 부과하면서, 행정 혜택을 받지 못하게 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취지다.

서울시는 인권위 조사에서 “긴급생활비는 내국인 중에서도 중위소득 100% 이하 가구로 한정하고 기존 지원을 받는 기초수급자, 차상위계층 등은 제외했다”며 “가구 구성과 소득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외국인을 지원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고, 결혼 이민자나 난민 인정자 등에게는 지급했다”고 해명했다. 경기도는 “지난달 4일 조례를 개정해 결혼이민자와 영주권자에 대해서는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의견을 냈다.

인권위는 재난 지원이 적절치 못할 경우 외국인 주민의 생활 취약성은 훨씬 커질 수 있다며 구체적 대안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한정된 재원 때문에 부득이하게 외국인을 배제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나, 재난의 위험은 내국인과 외국인을 구별해 미치지 않는다”며 “대책에서 배제하기보다 사회적 연대 의식을 강화하고 공동체 의식을 향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인권위 결정에 대해 이주공동행동 등 100여개 이주민 인권단체는 성명을 내고 “진정을 낸 당사자 외에도 미등록 이주민 등 국내 사회보장제도에서 소외된 이주민들은 여전히 재난 상황에서 고통받고 있다”며 “지방자치단체와 중앙정부가 나서서 국내 외국인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인종차별과 혐오를 종식하기 위해 노력하라”고 촉구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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