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내달부터 제한적 수준에서 외국인 입국을 다시 허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가 10일(현지시간) 7월 1일부터 역외 국가에서 오는 여행객들에게 국경을 재개방하도록 EU 회원국에 권고할 방침이라고 밝히면서다. EU 27개 회원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억제를 위해 3월 중순 외부 국경 폐쇄에 합의했다.
EU의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호세프 보렐 EU 외교ㆍ안보대표는 이날 이 같이 밝히면서 “관련 결정은 회원국들에게 달렸지만 내달부터 ‘점진적이고 부분적인 해제’를 권고한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지난 3월 17일 EU의 역외 국경 폐쇄 합의에 따라, 현재는 EU 회원국 출신이 아닌 외국인들은 관광이나 비필수 사업을 이유로 유럽을 방문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주말 EU 내무장관들은 유럽의 국경 간 자유 이동 체제인 ‘솅겐조약’ 가입국 밖에서 온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점진적 개방을 조정하기로 했다. 다만 재개방을 서두르는 몇몇 국가도 있다고 AFP는 전했다. 대표적으로 관광 수입에 국가 경제를 크게 의존하는 그리스는 15일부터 한국, 중국, 호주 등 일부 역외 국가를 대상으로 ‘하늘길’ 재개방 방침을 밝힌 상태다.
EU 내 국경 재개방은 이미 시작됐다. EU 회원국들은 4월부터 코로나19 확산세가 서서히 잦아들자 국내 봉쇄조치 완화에 이어 이달부터 역내 국경도 속속 열었다. 이탈리아가 3일 솅겐조약 대상국들에게 국경을 열었고, 독일과 프랑스도 오는 15일 같은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여름휴가 기간을 앞두고 EU 회원국들은 6월 15일 자유여행 회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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