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절묘한 임기 응변이 정가에 화제를 뿌렸다. 당권 도전에 나선 김부겸 전 의원을 만날 의향이 있는지를 물은 데 대해 ‘입 안의 목캔디’를 핑계 삼아 답변을 피해간 것.
10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이희호 여사 1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이낙연 의원은 기자들로부터 “당대표에 당선되면 2년 임기를 채우겠다는 김부겸 전 의원의 입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김 전 의원은 최근 당대표가 되면 대권 도전을 포기하겠다는 뜻을 주변에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당대표에 당선되더라도 당헌·당규에 따라 7개월 만에 물러나야 한다. 이 의원으로선 김 전 의원의 이 같은 ‘배수의 진’이 내심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기자들의 질문에 이 의원은 한참 동안 답변을 머뭇거리다 “보도 이외의 것은 알지 못한다”고만 말했다.
이어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 토론회 이후에도 이 의원은 김 전 의원의 당권 도전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이에 이 의원은 “이미 다 얘기 했다. 똑같은 얘기를 만날 때마다 계속 하는 것은 고역”이라며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이어 “언젠가는 (김 전 의원을) 만나겠지만 현재는 계획이 없다”며 다소 언성을 높였다.
이 의원은 이날 오후 민주당 의원총회에 이어 열리는 국회 본회의 참석을 위해 이동 중 또다시 기자들과 마주쳤다. 이번엔 기자들의 질문에 쏟아지기도 전에 “입 속에 목캔디가 있다”면서 손사래를 쳤다. 사탕을 물고 있어 발언이 어렵다는 제스처로 기자들 질문을 원천봉쇄하려 한 셈이다. 김 전 의원의 당권 도전 질문이 재차 나오자 이 의원은 “뭐 예”라며 명확한 입장 표명을 피해갔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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