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달린다.”
최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근황을 물으면 돌아오는 당 관계자들의 말이다. 4ㆍ15 총선 전 피켓 들고 기호 10번을 외치는 선거운동 대신 ‘435㎞ 국토 대종주’를 했던 안 대표는 요즘도 마라톤을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마라톤 동호회 등에서 ‘같이 뛰자’는 요청이 들어오면 일정이 허락하는 한 함께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동화사 방문을 위해 대구를 찾았을 땐 경북 구미 지역 청년들과 달렸다. 총선 당시 국토종주 때 빠진 발톱이 아직 아물지 않았지만 다시 운동화 끈을 동여 맨 것이다. 국토종주 완주를 인정 받아 최근에는 대한울트라마라톤연맹 명예고문으로도 위촉됐다. 울트라마라톤은 일반적인 풀 코스 거리(42.195km) 이상을 달리는 경우를 가리킨다.
안 대표에게 마라톤은 더 이상 취미가 아니다. “마라톤은 그 자체로 안철수의 정치연설이다.” 그의 한 측근은 10일 이렇게 말했다. 느리더라도 꾸준히, 실용적 중도정치를 실현해 내겠다는 그의 생각과도 마라톤은 맥이 통한다. 시민들과의 대면접촉면을 자연스럽게 확대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국회가 거대양당 주도로 회귀한 상황에서 의석이 3개뿐인 국민의당 입장에서는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 자력으로 교섭단체 지위를 얻었던 20대 국회 때에 비하면 영향력뿐 아니라 화제성도 크게 위축됐다. 2022년 대선 출마 의지가 있는 안 대표는 국민의당의 생존 전략에 대한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국민의당은 이달 중 지지자들이 직접 정책을 제안하고 안 대표와도 소통할 수 있는 모바일 플랫폼을 공개할 계획이다. 당원이 되기는 부담스럽지만, 안 대표를좋아하거나 국민의당을 뽑을 의사가 있는 이들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취지다. 국민의당에서는 총선 정당투표에서 국민의당에 표를 준 약 200만명을 잠재적인 플랫폼 참여 대상으로 보고 있다.
원내에서는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과의 정책 연대가 기본 방향이다. 안 대표는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기본소득 이슈를 제기한 직후 “어려운 계층에 우선 배분돼야 한다는 개념에 따라 한국형 기본소득 도입 방안을 집중 검토하겠다”고 보조를 맞췄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거대양당 사이에서 ‘중심’을 잡는 역할을 하며 중도층을 대변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야권에서는 안 대표가 다음 대선에 ‘야권 대표선수’로 출전하기 위해 통합당과 전략적 연대 기조를 이어가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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