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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김종인의 ‘집안 달래기’ 스킨십…중진들과 한 자리에 식사정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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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김종인의 ‘집안 달래기’ 스킨십…중진들과 한 자리에 식사정치도

입력
2020.06.11 01:0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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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6·25 전쟁 70주년 회고와 반성' 정책 세미나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6·25 전쟁 70주년 회고와 반성' 정책 세미나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집안 식구 달래기’에 나섰다. 취임 직후 김 위원장이 띄운 ‘기본소득’이나 ‘탈보수’에 비판적 시각을 가진 중진 의원들과 회의를 갖는가 하면, 선수 별로 ‘식사 정치’에 나서는 등 독선적인 ‘차르(황제)’ 이미지를 뒤로하고 스킨십을 늘려가려는 노력으로 풀이된다.

10일 김 위원장은 국회에서 당내 4선 이상 중진 의원들과 모임을 갖고 당의 혁신 방향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이 자리에는 서병수 정진석 이명수 박진 권영세 홍문표 등 중진 의원들과 주호영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가 배석했다. 회의 직후 김은혜 대변인은 “김 위원장은 ‘비대위가 석연치 않거나 방향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면 언제든지 의견을 개진해달라’고 요청했고 중진 의원들도 적극 화답하는 모양새로 진행됐다”고 모임 분위기를 전했다.

이 자리에서 중진 의원들은 비대위가 각종 방향을 잡아가는데 완급 조절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김 위원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수 의원은 “기본소득제나 전일보육제에 공감하지만 당에 실질적 준비가 되고 있는지 물으면 답변하기 어렵다”며 “이슈 선정과 기술적 검토가 유기적으로 연결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홍문표 의원은 “확실한 당의 좌표가 설정되면 조금 서운하고 부족해도 ‘가자’ 하는 합창이 나올 수 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우려스럽다”고 발언했다.

비대위 출범 후 김 위원장이 공개석상에서 중진들과 만남을 가진 건 처음이다. 전날 원희룡 제주지사가 김 위원장을 ‘진보의 아류’ ‘용병’에 빗대 에둘러 비판하고, 3선의 장제원 의원도 연일 페이스북에 김 위원장을 ‘이방인’이라 칭하며 공세 수위를 높이는 등 중진들을 중심으로 반발 기류가 이를 다독이기 위한 행보로 관측된다. 이를 방치했다가는 제대로 된 개혁 드라이브를 걸기 어렵다는 판단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전날 당원들에게도 “진취적 정당으로 힘차게 나아갈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아달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 지지를 호소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부터 당내 의원들과 선수 별 ‘식사 정치’에 돌입했다. 당내 입지가 좁은 상황에서 접촉면을 넓혀 최대한 많은 우군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날은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수도권ㆍ강원ㆍ충북 초선 의원들과 오찬을 함께했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우리 당이 잘못되면 민주 정치의 균형이 무너진다”며 “격의 없이 의견을 내어 달라”고 요청했고, 초선 의원들도 다양한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 위원장은 전날 인공지능(AI) 전문가인 이경전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를 만나 당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여연) 원장직을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더불어민주당이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에 ‘빅데이터 시스템’을 이식해 지난 4ㆍ15 총선에서 승리한 것에 착안해 정책연구소에서부터 디지털ㆍ데이터 혁신을 시도해 나가겠다는 취지다. 총선 참패 직후 ‘여연 무용론’이 제기되면서 해체 주장까지 나왔지만, 혁신 과제를 수행할 수 있는 전문가를 영입해 개조하는 방향으로 김 위원장이 마음을 굳힌 것이다.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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