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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시 “인종차별 문제는 흑인 아닌 백인이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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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시 “인종차별 문제는 흑인 아닌 백인이 나서야”

입력
2020.06.10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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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시가 7일(현지시간) 자신의 SNS에 올린 그림. 흑인 초상화, 그리고 불타는 성조기가 그려져 있다. 뱅크시 인스타그램 캡처
뱅크시가 7일(현지시간) 자신의 SNS에 올린 그림. 흑인 초상화, 그리고 불타는 성조기가 그려져 있다. 뱅크시 인스타그램 캡처

‘얼굴 없는 작가’로 유명한 영국의 뱅크시가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작품을 공개했다. 지난달 25일 미국에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관의 가혹행위로 숨진 이후 쏟아진 항의 시위를 지지하는 메시지다.

7일(현지시간) 뱅크시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검은 초상 그림 액자와 촛불로 한 귀퉁이가 불타고 있는 성조기가 함께 그려진 그림을 공개했다. 그림과 함께 뱅크시는 “처음에 나는 입을 닫고 이 문제에 대한 흑인들의 이야기를 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내가 왜 그렇게 해야 하지, 이건 그들의 문제가 아니라 내 문제다”라고 글을 써뒀다.

이어 그는 인종차별 문제를 아파트 위층의 수도관이 망가져 아래층으로 물이 새는 상황에 빗대면서 그렇기에 이 잘못된 사회 시스템을 고치는 일은 아파트 아래층에 사는 흑인이 아니라 위층의 백인이 해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뱅크시는 “이것은 백인의 문제”라 단언하며 “백인들이 나서지 않는다면 누군가 위층으로 올라와 문을 박차고 들어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뱅크시는 건물 벽, 지하도, 담벼락, 물탱크 등에 낙서 형태의 그림을 그리는, 그래피티 화가로 유명하다. 길거리 그림임에도 파격적 주제, 강력한 사회 풍자를 담고 있어 그의 작품은 곧 세계적 화제로 떠올랐다. 그럼에는 그는 자신의 모습을 공개하지 않은 채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최근에는 자신의 집 화장실에서 생쥐들이 뛰노는 모습을 그린 그림과 의료진에 대한 존경을 담은 그림을 SNS에 공개한 바 있다.

미국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박물관도 홈페이지를 통해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미국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박물관도 홈페이지를 통해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플로이드 사망 사태를 맞아 미국 미술계도 인종차별 반대에 힘을 보태고 있다. 워싱턴의 허쉬혼미술관은 인터넷 홈페이지에다 “우리는 다시 한번 인종차별 역사의 증인이 됐다. 역사는 우리가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갈 것이라는 것을 증명한다. 다만 우리가 (더 나은 사회를) 지속적으로 함께 요구할 때에만 가능하다”라는 내용의, 반대시위를 촉구하는 성명을 올려뒀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도 홈페이지에다 ‘흑인사회와 연대하기’라는 배너를 내걸었다. 마이클 고반 LA카운티미술관장은 “우리는 인종차별 문제에 대해 비판하고 변화를 요구해야 한다”라며 “이는 좋은 예술이란 무엇인가를 고민하는 기관의 문제이기도 하다”라고 밝혔다.

강지원 기자 styl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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